사통팔달 교통망에 접근성 탁월
도심 속 쉼터서 문화 공간 대변신

2011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통해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2·28 기념중앙공원이 대구 문화의 허브로 부상했다.

특히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은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교통 접근성도 좋은데다 이번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남·녀 마라톤과 남·녀 경보의 출발점 및 결승점으로 세계 곳곳에 생중계되면서 단순한 도심 속 쉼터에서 다양한 문화행사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자리를 굳혔다.

또 한국 근대사의 국채보상운동과 2·28민주화운동이라는 역사적인 의미가 담긴데다 사통팔달의 교통망 덕분에 대구지역 젊은이들의 문화에 대한 갈증을 해소하는 지역으로 거듭나면서 동성로만으로 국한되던 젊은이들의 거리가 이곳까지 확장됐다는 평가다.

9일간의 육상대회기간 대구시가 동성로 등 5개 공간에서 마련한 도심문화행사인 컬러풀 대구페스티벌의 112회에 달하는 행사중에서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과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열린 행사만 각각 20회와 48회 등 68회를 차지해 전체 공연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국채보상운동 기념공원 `꽃이 피는 예술정원`에는 교향악과 합창, 무용, 기악, 전통공연, 재즈 등이 펼쳐졌고 2·28기념중앙공원 `상상의 숲`에는 마임극과 마당극, 뮤지컬, 연극, 성악공연 등이 길을 걷던 젊은이들의 발길을 붙들었다.

다양한 장르만큼 공연 내용도 거의 백화점 수준으로 다양했다.

이번 육상대회기간 이들 공원에서 선보인 공연 프로그램은 콘서트에서, 전통춤, 재즈, 오페라, 연극, 서커스 쇼, 플루트 연주, 피아노 연주, 남사당놀이, 마술, 뮤지컬, 인형극, 영화음악, 국악, 클래식, 피아노연주, 전시회 등 문화 전분야를 총망라해서 공연이 이뤄졌다.

지난달 31일 오후 6시에 열린 `미리보는 오페라 축제`에서는 귀에 익숙한 오페라가 올려졌고 버스를 기다리던 젊은이들은 영화음악과 우리 가요 등이 계속 연주되자 하나둘씩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으로 몰려들어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 3일 오후 7시에 거리에서 펼쳐진 `저글링 코믹 마술쇼`와 지난달 30일 오후 6시에 공연된`나홀로 서커스 쇼`등은 화려한 댄스에 이어 코믹한 마술로 젊은이들이 가던 길을 멈추게 했고 공연장면을 담기 위해 연신 사진 플래시를 터뜨리며 저글링의 묘비를 만끽하기도 했다.

같은날 오후 7시까지 열린 `거리의 피아노` 공연에서는 야외에서 연주되는 피아노 선율에 이끌린 관객들이 공연장 주위를 에워싸 도심 속 공원에서 문화를 직접 보고 듣고 즐기는 작은 연주회장으로 변모시키기는 등 새로운 도심문화의 정착을 엿보게 했다.

또 지난 3일 오후 2·28기념공원에서 열린 `도심속의 재즈 스테이션`에서는 실용음악과 교수를 중심으로 구성된 밴드가 재즈는 물론이고 펑키, 라틴 등 다양한 장르를 연주하자 관객들이 함께 춤을 추면서 연주를 즐기는 모습을 보였다.

이재영(22. 수성구 만촌동)씨는 “국채보상운동기념공원 입구에서 친구를 기다리다가 오페라 공연장에서 귀에 익숙한 우리 가요와 영화음악 OST가 흘러나와 나도 모르게 공연장으로 걸음을 옮겼다”며 “대구에 이런 곳이 있는지 다시 알게 됐다”고 말했다.

또 한빛나(27. 서구 평리동)씨는“자원봉사를 하는 친구를 통해 2.28기념중앙공원에서 심금을 울리는 플루트 연주를 듣게 됐다”며“번잡한 동성로보다는 이곳이 오히려 젊음을 만끽할 수 있는 좋은 공간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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