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트 '200m·400m계주' 남았다

 100m 충격의 실격 딛고 명예회복 본격 채비

 

 “이제는 200m와 400m 계주에 올인하겠다.”

 ‘번개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명예회복에 나선다. 지난달 28일 남자 100m 결승에서 충격적인 부정 출발에 의한 실격으로 이번 대회 최대 이변을 낳은 볼트는 200m와 400m 계주만큼은 꼭 타이틀을 지키겠다는 각오로 선수촌에서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개막 닷새째인 31일을 기준으로 대회를 전반기와 후반기로 나주면 볼트는 여자 장대높이뛰기 ‘지존’인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와 함께 전반기를 빛낼 스타였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실수 탓에 100m 2연패 타이틀에 실패하면서 볼트는 시련을 맞았다.

 그는 타이슨 게이(29·미국)와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 두 맞수가 각각 수술과 부상으로 100m에 불참하면서 ‘누워서 떡 먹기’로 가장 빠른 ‘인간 탄환’의 자리를 지켜낼 수 있었다.

 하지만 흥분한 나머지 출발 총성이 울리기도 전에 스타트블록을 차고 나가 ‘전설’이 될 기회를 놓쳤다.

 이로써 2008년 베이징올림픽·2009년 베를린 세계대회에 이어 메이저대회 3회 연속으로 100m 3관왕에 오르는 원대한 목표 달성은 물거품이 됐다.

 볼트는 그러나 200m와 400m 계주에서만큼은 압도적인 실력을 앞세워 금메달을 목에 걸겠다는 전의를 다지고 있다. 100m 결승 이후 200m 1회전이 열리는 9월2일까지 나흘간의 회복 시간을 가진 볼트는 200m에서는 적수가 없는 만큼 신기록 작성도 기대된다.

 볼트는 베를린 세계대회 200m에서 19초19를 찍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 자신이 작성했던 세계기록을 0.11초 앞당겼다.

 지난해 당한 아킬레스건·허리 부상이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볼트는 올해 이 종목에서 가장 좋은 19초86의 기록을 내 경쟁자보다 한 수 위 실력을 뽐냈다.

 스타트가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하는 100m와 달리 200m에서는 스타트보다는 곡선 주로를 타는 능력과 후반 직선 주로에서 스퍼트를 뿜어내는 폭발력에 따라 승부가 결정된다. 스타트에 대한 부담이 적기 때문에 볼트는 부정 출발의 악몽을 떨쳐 내고 편안하게 레이스에 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볼트는 미국과 격돌하게 될 400m 계주에서도 파월과 힘을 합쳐 자메이카 우승에 힘을 보탠다.

 볼트는 계주에서 곡선을 잘 타는 3번 주자로 주로 나섰다. 그는 2008년 올림픽과 2009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동료들과 합작, 잇달아 세계를 제패했다.

 볼트는 선수촌에서 200m 개인훈련과 400m 계주에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동료와 원활하게 바통을 주고받는 동작을 부지런히 연습하고 있다. 볼트가 200m에서 금메달을 따내 잃었던 자신감을 되찾으면 탄력을 받아 400m 계주에서도 제 기량을 발휘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볼트가 출전하는 200m 1회전은 9월2일 오전 11시10분부터 열리고, 결승은 9월3일 오후 9시20분 시작된다.

 남자 400m 계주 결승은 대회 폐막일인 9월4일 오후 9시 치러진다.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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