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이지지(生而知之)

`생이지지(生而知之)`란 나면서부터 앎, 곧 태어나면서부터 도(道)를 아는 성인(成人)의 경지를 표현한 말이다. `중용`, `논어`, `술이`편의 말이다.

`중용` 20장에는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혹은 태어나면서부터 이것(道)을 알고, 혹은 배워서 이것을 알고, 혹은 곤궁하여 이것을 아는데, 그 앎이라는 것에 미쳐서는 똑같다. 혹은 편안히 이것을 행하고, 혹은 이롭게 여겨 이것을 행하고, 혹은 억지로 힘써 이것을 행하지만, 그 성공하는 데 미쳐서는 똑같은 것이다”

이는 지(知)와 행(行)에 있어서 인물의 차등이 있다는 것을 말한다. 즉 사람에게는 태어나면서부터 세상의 이치를 꿰고 나온 사람이 있기도 하고, 배워서 알게 되는 사람이 있기도 하고, 어렵게 힘쓴 뒤에야 아는 사람이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 깨닭음이라는 것에 도달하고 나면 그때는 똑같은 것이다. 각각 다른 도리, 다른 이치를 깨닭은 것이 아니라 모두 한가지로 깨닭은 것이다.

또한 앎을 실현하는 데 있어서도 상등(上等)의 사람은 앎과 행동이 편안히 이뤄지지만. 혹은 그렇지 못하고 실천이 이롭다고 생각해 그렇게 행하는 사람도 있고, 혹은 억지로 그렇게 행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어떤 길을 택했건 그 성공한 결과에 이르고 보면 그 공은 다 같은 것이 된다. 그러므로 자질이나 방법에 따라 힘이 들고 덜 들고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수양의 결과로 얻는 것이 모두 같은 것이라는 말이다.

이 구절에서 강조되는 것은 `자질에 있어서 차등이 있음`이 아니라 바로 `그 결과의 같음`이다. 곧 어떤 경로를 통하든지간에 완성 단계에 있어서는 모두가 동일한 상취를 얻는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공자의 다음 말을 새겨둘 만하다.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나는 나면서부터 안 자가 아니라, 옛것을 좋아하여 부지런히 그것을 구한 자이다”

공자는 모두 생이지지(生而知之)의 성인으로 추앙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이렇게 말한 것은 사람들은 면려(勉勵)해 주기 위한 것과 학문의 완성은 자질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부지런히 배우는 것으로 이뤄진다는 것을 강조하려는 뜻에서이다.

/쌍산 김동욱

한국서예퍼포먼스협회 상임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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