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상용 및 기념 보관용, 예비 물량 등 270개 제작

이번대회 종목은 남녀합해 47종목이다. 그러면 메달은 몇 개일까.

2011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는 총 90세트, 즉 270개의 메달을 제작했다. 그러면 이 많은 메달들이 다 선수들 몫으로 돌아갈까. 그렇지 않다.

이번에 제작된 90세트, 즉 금·은·동 각 3개씩 모두 270개의 메달 중 88세트는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에 전달되고, 2세트는 기념으로 조직위가 보관한다. IAAF는 수령한 88세트 중 79세트(237개)만 실제 시상에 사용하고 나머지 9세트는 예비 물량으로 확보한다. 도핑 등으로 인한 선수 실격에 대비해 3세트, 타이기록으로 인한 공동 수상에 3세트를 두고, 나머지 3세트는 대회 기념용으로 보관한다.

대회 종목 수보다 훨씬 많은 79세트의 메달이 시상식에 소요되는 까닭은 릴레이 같은 단체전 성격의 종목과 남녀 장애인 휠체어 경기 같은 이벤트 종목이 있기 때문.

47개 정식 종목 중 개인전은 43종목이고, 릴레이는 남녀 4×100m과 4×400m 이렇게 4종목이다. 릴레이는 4명이 출전하지만 등록은 6명. 메달 역시 6명 모두에게 주어진다. 따라서 릴레이에만 총 24세트의 메달이 필요하다.

정식 종목이 아닌 `마라톤 월드컵`으로 치러지는 마라톤 단체전에도 남녀 5세트씩 총 10세트의 메달이 수여된다. 국가 당 5명이 출전해 상위 3명의 성적을 집계해서 메달 색깔을 가리지만 5명 모두 메달을 받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 대회에서 이벤트 종목으로 선보이는 장애인 휠체어 경기(남자 400m, 여자 800m) 선수들도 시상대에 올라 정식 종목 선수들과 똑같은 메달을 받는다.

지름 10㎝, 두께 6㎜ 규격의 메달의 무게는 약 412g. 재질은 단동(red brass)이다. 단동은 구리에 소량의 아연(20% 이하)을 섞은 황동의 일종. 황금빛을 띠는 이 재료를 성형한 뒤 24K 도금 처리해서 금메달을 만든다. 나머지 메달들은 도금이 아닌 특유의 색을 입히는 마무리 공정을 거친다. 제작비는 개당 35~40만원선으로 큰 차이가 없다.

순위에 따라 메달의 색깔이 다를 뿐, 태극 문양과 4괘, 대회 엠블럼과 대구스타디움을 담은 디자인은 동일하다. 대신 종목 결승이 끝나 순위가 가려지면 메달의 뒷면에 날짜와 종목, 기록, 수상자의 이름과 소속 국가 명을 새기게 된다. 그 순간 메달은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존재가 된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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