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것들은 아름답다

들리지 않아 아름답고 보이지 않아 아름답다

소란스러운 장바닥에서도 아름답고,

한적한 시골 번잡한 도시에서도 아름답다

보이지 않는 데서 힘을 더하고

들리지 않는 데서 꿈을 보태면서, 그러나

드러나는 순간.

숨어 있는 것들은 아름다움을 잃는다

처음 드러나 흉터는 더 흉해 보이고

비로소 보여 얼룩은 더 추해 보인다

힘도 잃고 꿈도 잃는다

숨어 있는 것들은 아름답다

보이지 않는 데서 힘을 더하고

들리지 않는 데서 꿈을 보태면서

숨어 있을 때만, 숨어있는 것들은 아름답다

빛을 받아 반짝이거나,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그 외적인 아름다움이 표출되는 수많은 것들의 세상에 우리는 그들과 함께 살고 있다. 그러나 반면에 빛을 받지 못하거나 물리적 환경이 남에게 드러나지 않고 소외되거나 감춰져버린 것들, 이 시에서 말하는 숨어있는 것들도 우리 주변에는 많이 공존하고 있다. 그것들은 어둡고 보이지 않기에 더럽고 흉스럽고 추한 것은 아니다. 그들은 드러나지 않으므로 더 힘이 있고 꿈을 가지고 있으며 더 아름다운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그런 것들이 너무도 많이 공존하고 있다. 우리 마음의 눈을 크게 뜨면 보이지 않을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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