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된 아름다움을 유감없이 보여준다는 모순된 말로도 표현이 모자란다”라는 찬사의 글을 책소개에 맨 첫머리에 내놓게 만든 책이 `곱게 늙은 절집`이다. 이 책은 칼럼니스트이자 디자이너인 심인보가 우리나라 여기저기에 있는 아름다운 산사를 직접 발로 찾아가 빼어난 사진과 유려한 문장으로 소개한 것이다.

심인보의 사찰 여행기 `곱게 늙은 절집`의 기본 색조는 `곱게 늙은`이라는 수식어에 담겨져 있다. 그의 곱고도 깊은 문채(文彩)는 `곱게 늙은 절집`을 닮아 편안하고도 아름답다. 볼썽사나운 것이나 잘못된 것을 따끔하게 질타하는 글은 독자의 심정을 시원하게 해주면서 참된 아름다움이 어떤 것인지 분명하게 인식하게 해준다.

책 본문 속 수백 장의 빼어난 사진은 독자의 눈을 즐겁게 하고 저자의 글을 분명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또 옛 사람의 한시(漢詩)나 요즘 시인의 유명한 시구는 그 산사(山寺)가 갖는 의미를 더욱 풍성하게 한다. 그리고 책을 펼쳐나가면서 만나는 사찰 내부의 이런 저런 지식은 독자의 안목을 틔워주고 있다. 덤으로 얻는 유익한 앎의 즐거움이다.

/이종암(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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