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해병1사단에서도 자살 사병이 발생했다.

11일 해병1사단에 따르면 지난 10일 10시20분쯤 정 모 일병이 부대 내 목욕탕에서 목을 매 숨진채 발견됐다.

목욕탕은 생활관 인근에 있으나 낡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곳이었다.

정 일병은 자필로 `부모님께 죄송하다` `벼랑 끝에 몰린 기분이다. 모든 것을 마감하려 한다`며 자신의 신변을 비관하는 내용을 적은 유서를 남겼다.

숨진 정 일병은 국과수 부검 결과 피하출혈(멍자국)이 3군데 있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따라 군 수사기관은 정 일병 부대원들을 상대로 구타나 가혹행위가 있었는지와 함께 최근 논란되고 있는 `기수열외`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이에대해 유족들은 정 일병이 최근 소속 부대 상급자에 의해 수시로 작업에서 제외되는 `작업열외`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정 일병의 동생은 “최근들어 형이 일을 제대로 못 한다며 여러 작업에서 제외됐었다는 말을 형의 동기로부터 들었다”고 했다.

작업열외는 병사들이 동원되는 군대 내 여러 작업에 끼워주지 않는 것이다.

대부분 제대를 앞둔 선임병이 작업에서 제외되지만 일부에서는 후임병을 괴롭히는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일병의 동생은 또 “형이 한 달 전 쯤 어머니에게 `탈영하고 싶다`고 말했다”며 “포상휴가가 얼마 남지 않아 휴가나오면 가족사진을 찍으려 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어 “얼마 전에 휴가나왔을 때 부대에서 코를 곤다는 이유로 선임병으로부터 몇 차례 구타를당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작업열외란 단어는 처음 듣는다. 작업이 익숙하지 않는 신병을 가르치는 의미에서 작업에 빠지도록 할 수 있지만 조직적이고 고의적으로 그럴 가능성은 낮다”며 “현재 모든 가능성을 두고 헌병대와 함께 정 일병의 정확한 사망원인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고 말했다.

/김남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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