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방온도 26도 제한… 실내 후텁지근해

정부가 11일부터 백화점 대형마트 등 전국 479개 에너지 다소비 건물의 냉방온도를 26도C로 제한하자 지역 유통가 실내온도도 전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행 첫날인 11일 오전 취재팀이 디지털 온도계로 포항시내 마트들을 측정한 결과, 홈플러스 죽도점 2층의 실내온도는 27.2도C, 이마트 포항점은 26.2도C, 이마트 이동점은 26.9도C, 롯데마트 포항점은 26.2도C였다. 홈플러스 포항점만 25.5도C로 제한 온도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홈플러스 죽도점 서순효 관리팀장은 “중앙난방시스템을 26도C에 맞춰 놓지만 다른 온도계로 온도를 잴 경우 편차가 생길 수 있다”며 “매장 내 온도계와 디지털 온도계가 2도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마트 포항점 김재성 기술팀장도 “대형마트 특성상 온도를 재는 곳에 따라 편차가 있을 수 밖에 없다”며 “냉동식품과 냉장식품을 판매하는 곳 등의 장소와 매장 내 고객 수, 매장 외부와 내부의 온도차이 등 변수가 너무 많다”고 말했다.

온도 제한에 대해서는 대형마트 측은 물론 고객들도 대체로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마트 측은 가뜩이나 소비심리가 위축돼 어려운데 실내온도마저 후텁지근해진다면 앞으로 어떻게 고객을 끌어들여야 할지 고민스럽다고 했다. 소비자들도 마찬가지여서, 첫날인 11일 장맛비 때문에 바깥도 시원해 마트 내외부 온도에 큰 차가 없자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홈플러스 죽도점을 찾은 대학생 김정인(21·여·포항시 중앙동)씨는 “마트 내부가 별로 시원하지 않아 오래 머물고 싶지 않다”며 “온도제한을 하되 고객은 너무 배려하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자녀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하러 이마트 포항점을 찾았다는 주부 손호경(30·경주시 안강읍 산대리)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다니기에는 너무 더운 것 같다”며 “앞으로 더 더워지면 대형마트조차 서민들 휴식처로 역할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실망감을 드러냈다.

한편 지경부는 앞으로 에너지관리공단과 함께 냉방온도와 순차 운휴의 준수·이행 여부를 점검해 위반할 경우 3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온도제한은 다음달 27일까지 7주간 계속된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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