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과도한 국가채무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포퓰리즘 시비가 한창인 우리나라 또한 갈수록 그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현행 연금·의료지출 수준이 계속되면 우리나라국가채무가 2020년에는 1천조원, 2050년에는 1경(京)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 것이다. 한국조세연구원이 기획재정부 의뢰로 작성한 2050년까지의 장기 재정전망 연구보고 결과다. 연금 의료 등 분야별로 장기 재정계산이 실시된 적은 있지만 정부 차원의 종합적인 장기재정전망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기획재정부의 장기 재정전망 추계에 따르면 조세부담률 수준, 연금·의료 등을 현행 제도대로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오는 2020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국내총생산(GDP)의 42.6%, 2030년 61.9%, 2040년 94.3%, 2050년 137.7%에 달할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우리나라 국가채무는 963조5천억원으로 1천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2050년에는 9천807조7천억원으로 1경원을 약간 못 미치는 수준으로 추산된 것이다.

인구의 급속한 고령화에 따라 1인당 의료비가 소득증가율보다 높게 상승하는 등 의료지출이 크게 증가하면 재정 악화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의료지출 증가가 지속적으로 확대된다고 가정하면 국가채무는 2010년 GDP의 33.5%에서 2020년 47.1%. 2030년 73.4%, 2040년 114.5%, 2050년 168.6%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됐다. 거시경제 전망치를 전제로 이를 계산하면 2020년의 국가채무는 1천65조3천억원, 2050년은 1경2천8조5천억원에 이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