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교육청 `부모 나라 문화탐방` 프로그램 마련
다문화 가정 자녀 자아 정체성 확립·자존감 높여

“지난 6월27일, 비행기를 탈 때 내 가슴은 콩닥콩닥 뛰었어요, 비행기도 엄마 나라 방문도 처음이어서 궁금하고 설레었어요. 1천500명이 넘는 베트남 국립 초등학교를 방문했을 땐 깜짝 놀랐어요. 베트남에도 어마어마하게 큰 학교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어요” 안동 풍서초등학교 4학년 안장현 학생은 부모나라 방문 소감을 묻는 자리에서 베트남 방문에 대한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느라 신이 났다.

“북경 소학교에서 그 학교의 친구들과 컴퓨터 수업을 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말은 통하지 않았지만 컴퓨터를 함께하는 동안 금방 친해졌어요. 메일주소를 서로 주고받았어요. 앞으로 연락할 거예요”

영천 중앙초등학교 6학년 김민정양은 커서 중국친구들과 같이할 수 있는 일을 장래희망으로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경북교육청이 전국 시·도교육청중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다문화 가정 자녀의 자아 정체성 확립과 자존감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인 `부모 나라 문화탐방`이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두고 1차 탐방을 마쳤다.

`다음에 또 부모 나라를 방문해 볼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95명중에서 93명(98%)이 `다음에 꼭 다시 한번 가고 싶다`로 답해 이번 탐방이 부모 나라의 인식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교육청은 설문을 통해 부모 나라 문화 탐방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도를 조사한 결과, 중국의 경우 문화유적 답사(60%) 학교방문(30%), 필리핀은 문화유적 답사(42%) 친절한 사람과 자연환경(각 17%), 베트남은 문화유적 답사(59%) 자연환경(26%) 등으로 응답해 문화유적답사에 큰 감명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나라 문화 탐방은 지난달 27일 4박5일 일정으로 95명의 다문화 가정자녀가 중국, 필리핀, 베트남으로 출발해 그 나라의 자연환경과 문화유적지를 답사하고, 초등학교를 방문해 기념품을 전달하고 수업활동도 참여했다.

구미 지산초등학교 5학년 변성용 학생은 “엄마 나라 문화유적지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달에서도 보인다는 만리장성에 올랐을 때 엄마 생각이 났어요. 집에 가면 엄마에게 중국에 대해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요”라며 엄마를 빨리 보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 탐방단을 인솔한 경산 남산초등학교 이숙현 교감은 “처음에 의기소침하고 소극적이던 친구들이 차츰 새로운 환경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할 때는 매우 뿌듯했다. 특히 하루 일정을 마치고 소감록을 쓰면서 엄마 나라에 대해 서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찡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사업을 주관한 경북교육청 교육과정과 이경희 과장은 “탐방단 구성, 출국 및 현지 학교방문 준비, 안전사고 예방 등 철저한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입국할 때까지 한시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며 이제 8월 22일 출발할 2차 방문도 더욱 철저히 준비해 보람찬 방문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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