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J-COMM 포항출신 정광호 CEO

(주)제이컴 정광호 CEO는 식사를 할 때도 포항 사람이 운영하는 집만 찾는다. 음식이 입에 맞고 여부를 떠나 타향에서 `개미`처럼 일하고 있는 고향사람에게 작지만 도움을 주고자 하기 때문이다. 고향사람 집에 가면 당연히 고향얘기가 화제를 이룬다. 타향살이의 외로움도 배고픔과 다를 바 없다. 식사도 하고 향수도 달래고 하니 일거양득이다. 만나자 마자 포항얘기를 술술 풀어낸다. 박승호 시장, 공원식 정무부지사, 한명희 전 포항시의원 등등.

그를 만나 서울에서의 생활 및 고향얘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타향살이 견뎌낸 지금 옥외광고업계 선두로 `우뚝`

“고향선후배와 잦은 교류로 돈독한 情 쌓아가자”

-고향은 어떤 의미인가요?

▲작가 최용운 선생은 `그곳엔 까만 목련이 핀다`에서 고향을 `따스한 꿈의 창고, 꿈의 뿌리`라고 했지요. 저에겐 참 아픈 기억이 많았던 곳이 고향입니다. 일찍 객지로 나와 사업 한답시고 참 부단히도 부대끼면서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저에겐 성지(聖地)였습니다. 마치 독실한 신앙인이 자신의 종교에 저마다의 성지를 가슴에 품고 신앙의 뿌리를 기억하는 것처럼 어렵고 힘들 때마다 자신을 돌아보고 담금질하는 그런 의미입니다. 너무 거창한가요? (웃음)

-고향을 떠나 상경한 계기가 있었을텐데.

▲처음부터 서울에서 사업을 했던 것은 아니고 부산에서 사업을 시작해 나름대로 주변에서 인정도 받고 했지만 IMF 때 저 역시 뜻하지 않은 부도를 맞았지요. 2년여동안 와신상담하던 중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옥외광고사업을 할수 있는 기회가 있어 상경하게 된 겁니다. 그때가 2000년 6월이지요.

-서울생활중 가장 힘들었거나 보람있었던 일을 소개한다면.

▲가장 힘든 일이라면 글쎄요? 상경초기에 맨몸으로 올라와 조그만 오피스텔에서 생활하던 때의 어려움이랄까요. 수중에 돈도 없었지만 기는 죽지않았지요(식구들 조차도 돈이 없는 줄 몰랐다는 점을 설명하며).

나머지는 늘 보람차게 생활했습니다. 특별히 옥외광고업계에서 입문 1년6개월여만에 전문경영인의 자리에 올라 생소한 업계에서 거의 선두로 두각을 나타냈다고 업계 선후배들의 평가를 받았을 때가 가장 보람있었습니다. 그땐 정말 열심히 일했지요. 여러번 코피를 으며 제 인생에 최고로 열심히 일했던 때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야말로 오뚝이 인생이었군요. 여러 어려움을 이기고 재기하게 된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누구나 인생에서 실패와 좌절을 겪게 되지요. 하지만 중요한 것은 포기하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포항사람의 `깡다구`가 있어야지요. 목표를 정하면 그 목표를 향해 전력질주했지요. 세상에 못할 일·이루어지지 않는 일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포기하면 안된다는 것이지요. 그리고 출세란 것이 꼭 경제적인 성공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주변에서 “그 사람, 괜찮은 놈”이란 평가를 받으면서 살아가는 것도 출세의 한 부분이지요.

-지금 하시는 일을 소개한다면.

▲앞서 얘기한대로 옥외광고업입니다. 버스외벽, 지하철, 축구장, 야구장, 전광판, 공항광고 등 상업광고를 통털어 옥외광고라고 합니다. (사)옥외광고대행사협회 상임고문직을 맡고 있지요.

-앞으로의 계획은.

▲조금 더 사회에 헌신할 수 있는 일을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공익적인 가치가 적지않지만 풍력사업 또는 친환경사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지금 계측기를 설치해 가능성여부를 타진중에 있으니 곧 풍력사업에 매진할 계획입니다.

-인생관 또는 좌우명을 소개한다면.

▲새해 수첩에 `관대하자. 참을 인(刃)`자를 쓴 걸 남에게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게 한해의 좌우명 아닐까요? 아님 할아버지 제사에 꼭 참석하여 흠모의 정을 나누자는 큰형님의 사신에 참 존경스럽다는 저의 말이 이 대목에 어울릴까요? 큰형님은 경북을 대표하는 훌륭한 시인이며 한학자지요.

-서울 향우 및 고향 선후배들에게 한말씀 하신다면.

▲서울 향우분들은 가끔 봅니다. 늘 그리운 고향선후배님들. 주위의 모든게 현대화되고 고향냄새가 퇴색되어가고 있지만 포항은 어떤 곳보다 자랑스런 우리의 고향이지요. 형산강과 송도·북부해수욕장에다 비학산(이명박 대통령 출신지역을 강조하며)도 있고 우리의 정이 있지않습니까. 우리의 전통과 특히 포항이란 고향의 의미를 지켜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특별히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분들은 성공여부를 떠나 모두들 외롭지않습니까. 자주 만나 기를 팍팍 불어 넣어줍시다.

/이창형기자chle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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