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에는 올해 초에 이어 전세가격이 오름세를 타면서 또 한 번의 전세 대란이 올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2년 전 전세난을 겪었던 세입자들이 앞다퉈 선점에 나서는 데다 수도권 재건축 아파트 등의 대규모 이주가 예고돼 있어 수요와 비교해 물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또 불투명한 부동산 시장의 앞날이 전세 수요가 매매로 전환하는 것을 막는 걸림돌로 버티고 있다.

◇전세 시장은 `조마조마`=최근 부동산 전문가들에 따르면 하반기에는 2분기 주춤했던 전세시세가 다시 본격적인 오름세를 탈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가 월세 및 반전세 형태로 전환되면서 전세 물량이 감소했고 금리인상 조치로 남은 물량의 가격이 더 올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지난 10일 기준금리를 연 3.25%로 올리는 등 작년 11월 이후 4차례나 금리를 인상했고 하반기에도 최소 2차례 추가 인상할 것으로 관측돼 이 같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국민은행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금리인상 여파로 연초 2.8%였던 CD금리가 최근 3.56%로 올랐다”면서 “이에 따라 상반기(1~5월) 전국의 평균 전세가격도 6% 상승해 이미 지난해 7.1%에 육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2009년 7~8월 극심한 전세난을 겪었던 세입자들이 계약기간 종료를 앞두고 선점에 나선 것도 전셋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수도권 재건축·재개발 아파트의 이주가 하반기에 몰리면서 강남구 대치동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국지성 전세난`이 시작됐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 주택산업연구원은 `2011 하반기 주택시장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하반기 아파트 전세가격은 5%, 주택 전체 전세가격은 4% 오를 것으로 봤다.

주산연은 수도권은 매매가 하락에 대한 불안감에 전세 수요가 늘고, 지방은 매매가 상승에 따른 전세가 동반 상승으로 전국적으로 전셋값 상승세가 나타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입주 물량 감소도 전세난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하반기 전국 입주 물량은 9만9천927가구로 지난해 15만1천342가구의 `반 토막` 수준이다.

◇매매 시장, 지역별 희비 엇갈려=매매는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지역별 차별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주택시장은 전세 수요의 매매 전환 등으로 오랜만에 거래가 살아날 것이라는 희망 섞인 전망도 나오지만 거래 회복을 방해하는 불안 요소도 만만치 않다는 분석이다.

박원갑 소장은 “부동산 성수기인 가을에 예년보다 심각한 전세난까지 겹치면 소형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기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며 정부의 거래활성화 대책과 전세난이 어우러져 하반기 상승요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주산연도 시장에 팽배한 불안 심리를 달랠 수 있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추진된다는 전제로 가을 이사철을 전후로 주택 매매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금리인상과 가계부채 등 방해물도 만만치 않다는 게 문제다. 또 주택대출 거치기간 폐지까지 실현되면 총부채상환비율(DTI)보다 강력한 규제로 작용해 매수를 위축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