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문단의 대표적 여류 시인인 유안진·신달자 시인이 신작 시집과 에세이를 각각 펴냈다.

특유의 고백적인 문체와 종교적 경건함으로 어머니의 품을 보이는 유안진(70) 시인은 `둥근 세모꼴`(서정시학 펴냄)이라는 짧고 간결한 극서정시집을 내놓았다. 1965년 `현대문학`으로 등단, 올해로 문단생활 47년을 맞은 시인이 짧지 않은 인생의 여정 속에서 길어 올린 내면의 이야기들이다.

`우리 시대 감성시인`이란 호평을 받으며 정지용문학상 소월문학상 등 여러 결실을 낸 바 있는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지치고 힘든 우리들의 일상과 삶속에서 시적 감수성을 찾아내고,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 가치판단력을 높여가는 시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소재의 시를 빚어냈다. 무엇보다 이번 시집은 요즘 젊은 시인들의 장황한 산문시와 달리 짧게는 두, 세 문장의 시로 간결하면서 담백한 서정의 세계를 선보인다. 종교와 신화, 예술과 페미니즘 이외에도 옛 애인과 흘러가는 세월 등 일상생활 속의 다양한 재료들로 위트 넘치면서도 깊은 성찰의 결과를 선보이고 있다.

“예술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천상천하유아독존주의天上天下唯我獨尊主義다

다수결多數決은

독창성獨創性의 적敵이라서.”

― `시도 다수결이 아니다` 전문

“만인에게 나눠줄 떡이 될 몸이라서

지명地名이 떡집인 곳은 베들레헴뿐이라서.”

― `그 아기씨는 왜 거기까지 가서 태어났을까?` 전문

“신문이 빈 벤치에 앉아 자꾸 손짓한다

가 앉아 펼쳐드니 은행잎들 자꾸 떨어져 가린다

읽을 건 계절과 자연이지

시대나 세상이 아니라면서.”

― `노랑말로 말한다` 전문

교육학 박사이기도 한 그가 한 권의 시집을 통해 전하는 넉넉함과 따스함은 초여름의 사색과 낭만의 추를 드리우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최근들어 자신의 솔직한 인생경험담, 문학과 인생에 대한 초청 강연과 방송을 통해 청중들에게 감동과 희망을 전하고 있는 신달자 시인(68)은 후배들을 위한 조언을 담은 에세이`여자를 위한 인생 10강`(민음사 펴냄)을 펴냈다.

이번 에세이는 그동안 시인이 수많은 강연과 상담을 통해 이야기했던 것들 중에서 핵심만을 추려 여성들에게 전하는 열 가지 메시지를 담았다. 알 수 없는 미래는 불안하기만 하고, 빠르게 변하는 시대의 변화 속에서 자꾸만 뒤처지는 것 같고, 사회통념과 부딪쳐 깨지고, 남편과 아이들 뒷바라지에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 여자들은 외롭고, 아프고, 슬프다. 이 책은 그런 여성들에게 열 번의 실패도 인생에선 작은 숫자이니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마음껏 도전하라고, 외로움과 고통을 두려워하지 않고 즐길 때, 나이 든다는 것은 단순히 늙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것, 나이와 함께 더욱 아름다워지는 것이라고, 그렇게 행복은 여자가 창조하는 신화라고 말한다.

인생과 사랑, 가족, 꿈, 행복 등에 대한 깊은 사유와 성찰, 자신의 생생한 경험담과 수많은 예화 등 시인 특유의 입담으로 여성들에게 잔잔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행복은 결코 그냥 오지 않는다.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행복할 수 있는 소질`을 계발해야 한다. 시인은 매일매일 새롭게 인생을 시작하는 기분으로 `무엇을 했다`라는 결과보다 `무엇을 하고 있다`라는 과정을 즐기다 보면 결국 자신의 꿈을 이루게 된다고 말하며, 자기가 정말로 좋아하는 일, 돈보다 가슴 뛰는 일을 찾아서 하루에 한 시간만 해도 인생이 달라지는 기적을 체험할 거라고 말한다.

신달자 시인이 전하는 10가지 메시지는 다음과 같다.

1강 열 번의 실패도 인생에선 작은 숫자다

2강 척박한 땅에서 핀 꽃이 더 향기가 짙다

3강 물은 1도만 모자라도 끓지 않는다

4강 늙는 것이 아니라 성장하는 것이다

5강 행복은 여자가 창조하는 신화다

6강 여자가 웃으면 세상도 웃는다

7강 마음속 자궁으로 남자를 품으라

8강 하루에 한 시간, 인생이 달라진다

9강 일어나라, 하고 싶은 일도 일어날 것이다

10강 그대의 꿈은 지금 이루어지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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