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은 영어와 한문을 가르치는 교습소를 아파트 상가에서 운영하고 있는 부부로 월소득은 500만원 정도 되는 전형적인 중산층 가정이다. 자녀가 2명으로 아직 초등학교 입학 전이어서 교육비 비중이 높지 않은 상태이며, 두 분 모두 알뜰해서 생활비를 월소득의 50% 이내로 잘 조절하고 있었다. 하지만 부모님 용돈까지 모두 생활비에 포함한다면 60% 정도로 적지 않은 지출을 하고 있다.

이들 부부는 주변 지인의 권유로 재무설계에 대해 안내를 받았고 고객의 가정도 꼭 재무설계를 통해 제대로 된 투자 계획을 수립하고 싶어했다.

먼저 고객의 저축 및 투자현황을 살펴보니 가입한 금융상품이 모두 보험상품이었다. 3년 이상 투자한 펀드가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손실을 내기 시작했고, 빨리 매각을 했는데도 10%의 손실을 감수해야만 했다. 그 이후로는 주식이나 펀드는 투자할 생각을 하지 못했고, 오히려 원금이 보장되는 안전한 투자, 그리고 복리로 이자가 불어나는 보험회사의 공시이율 상품에 투자하고 있다.

부부가 모두 30대 중반으로 은퇴까지 적어도 20년 이상 수입이 발생하고, 저축 및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투자는 상당히 보수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공시이율 상품이 연 5% 정도의 복리 수익률을 내고 있지만 물가가 올라가는 것을 감안(5월 소비자물가 4.1%)하면 실질 수익률이 거의 없다는 것을 안내했다.

현재는 교육비 지출이 미미하지만 앞으로 3년 후에는 첫째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되고, 자녀 1명당 평균 월 50만원의 교육비지출을 가정할 경우 현재의 저축 및 투자의 형태로는 자녀 교육비지출로 금융자산을 모두 소진하고 부족자금이 발생하는 상황까지 예측됐다.

고객 가정의 경우 은퇴자금까지 고려한 재무설계를 하기 위해서는 첫째, 소득을 늘리든지 둘째, 지출(생활비, 교육비)을 줄이든지 셋째, 투자수익을 늘리는 방법으로 지출 및 투자의 형태를 전환하는 것이 필수적이었다.

재무설계를 하기 전까지만 해도 고객은 현재의 소득 및 지출 수준을 유지하면 어떻게든 생활은 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결과를 놓고 봤을 때는 기대와는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됐다. 소득이 지금보다 획기적으로 늘어날 가능성은 적어 은퇴시점을 조정하고, 자녀 교육비 지출을 조절할 생각을 했으며, 100% 기대수준을 만족하는 은퇴준비를 할 수는 없지만 작게라도 은퇴준비를 시작하기로 했다.

현재 준비 중인 공시이율형 상품의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자금의 실질적인 가치가 줄어들 위험이 있으므로, 일부는 투자형 상품으로 전환을 검토했다. 또 상대적으로 의료실비보험의 비중이 높고, 중복보장되는 건강보험을 축소하고, 사망보장과 건강보장에 집중하는 보장성 상품으로 전환을 했다.

부부는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진지하게 검토하고 향후 저축 및 투자 방향을 설정한 후 고객은 다소간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재무설계는 매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보완해 나가야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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