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 달성군의 행정구역은 현재 달성군청을 중심으로 크게 현풍지역과 가창, 다사지역으로 나뉘면서 지도 상에는 세 곳이 육지 속의 섬처럼 뚝 떨어져 있음을 볼 수 있다.

달성군 북부에 있는 다사지역은 금호강을 경계로 달서구에서 계명대와 강창지하철역을 지나 강창교를 넘어서면서 시작되고 낙동강과 금호강의 합류지점을 거쳐 고령군 다산면과 달성 하빈면을 경계로 마천산 등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다사지역은 백두대간의 맥이 힘차게 뻗어 나와 팔공산에 이르고 그 마지막 줄기가 다다른 곳으로 산도 풍경도 왠지 모르게 현풍과 가창지역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1611년께 채영걸 선생의 매산초당 팔경을 시작으로 문산 쪽으로 주로 다룬 영벽정팔경(생원 윤종대), 서재를 조명한 서호병 십곡(서호 도서규), 매곡쪽의 학화재 팔경(일암 김용호)을 거쳐 다사팔경이 아직까지 전해지고 있을 정도로 경치가 뛰어난 곳이 많다.

다사 향토지에 수록된 다사팔경에는 선사의 낚시, 마령의 시원한 바람, 낙동강 석양의 뱃놀이, 봉화대 불놀이, 금호강 어부의 피리소리, 방천철교 풍경, 문산 낙동강의 달그림자, 강정의 시원한 버드나무숲 등으로 유학자들 특유의 비유적인 표현들이 감각적으로 다가와 의미를 더해준다.

특히 문산 낙동강의 달그림자는 1년에 단 하루인 음력 7월16일에만 볼 수 있는 진풍경에 속한다.

■ 1천년의 역사를 지닌 지명

태조 왕건의 유래가 많은 동구에 이어 다사 지역에는 `왕선`이라는 지명이 아직도 이어져 왕건이 견훤을 피해 이곳을 통과했음을 보여준다.

사육신을 모신 육신사에는 숙종 친필로 여겨지는 현판이 있을 정도로 역사적인 곳이 다사이며 행정구역이 1천년이상 유지된 전국의 몇 안되는 지명중 하나로 꼽힐 정도다.

다사와 관련된 문헌은 삼국사기를 비롯해서 신동국여지승람, 세종지리지, 여지도서, 대구읍지, 해동지지 등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정확한 역사적 고찰이 부족한 경우가 많았다.

그 대표적인 것이 대구시가 수억원의 용역을 들여 택림문화연구원이 만든 대구유래총람에 역사적인 고찰 부족으로 잘못 서술된 곳이 많아 정확환 정보 전달의 미흡은 물론이고 대구 역사의 한 부분을 차지하는 다사지역의 문화 자산이 묻히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다사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분구될 경우 달성군이 아니라 `다사구`나 `하빈구`가 돼야 한다고 희망할 정도다.

다사향토사연구회 채영수(74) 고문은 “다사지역은 신라때부터 이어져 온 지명으로 일제 강점기인 1914년에 달성군이 되면서 함께 포함됐다” 면서 “원래 현풍지역은 경남 창녕에 가까웠고 대구도호부에도 속하지 않았다”며 다사지역이 대구와 가까웠음을 밝혔다.

그래서일까, 다사지역 주민들은 달성군민의 노래에도 불만이 많다.

군민의 노래에 비슬산과 낙동강은 나오지만 정작 대구 역사와 자취를 같이해 온 다사의 원줄기 팔공산과 금호강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역사적인 사실은 다음카페에 다사향토사연구회에 자세히 기록돼 있고 다사와 관련한 세세한 정보와 문헌 등을 토대로 다사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으며 최근 달성교육지원청 심후섭 교육장도 회원으로 가입해 활동 중이다.

이 카페에는 그동안 각종 서적들이 역사적 오류를 범한 내용을 지적하고 유물과 역사서를 통해 새로운 고찰을 내놓고 있으며 낙동강의 명칭이 지역에 따라 금강, 동안진, 달천진, 칠곡지, 3차강 등 20여개로 불리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어 이채롭다.

또 강정보와 관련해서 고령군측의 `고령보` 주장을 단 한번에 `강정보`로 정확히 지적한 곳도 바로 다사향토사문화연구회일 정도로 역사적인 문제에 상당히 근거를 가지고 접근, 이설을 달 수가 없을 정도다.

■ 새로운 주거지로 부상

과거 대구와 달성군의 변두리라는 인식이 강했던 다사지역은 죽곡지구의 택지개발이 이뤄지면서 지난 2008년부터 주거 중심지로 부상했고 지하철로 인해 젊은 층의 선호도가 높은 지역으로 꼽히며 배후의 성서공단과 성주군 등에서 수요층이 늘어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세의 경우 100% 실수요자 시장이 되고 전세가격 상승세도 이어져 달성군의 9개 읍면중 대부분 지역이 전입보다는 전출이 많은 상황에서 다사지역은 전입이 오히려 많은 곳에 속할 정도다.

2011년 4월말현재 다사지역은 1만8천487가구에 5만5천879명의 주민이 살고 있고 점차 인구의 증가세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고 오는 2012년 세천리 일대에 조성중인 성서5차 산업단지가 완공되면 주거 중심에서 산업기반을 갖춘 지역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초등학교 5곳과 중학교 2개교, 고교 1개교 등으로 교육 인프라가 약한 것이 흠이며 이 부분이 새로운 주거지로 부상하느냐 정체를 하느냐를 결정짓는 갈림길에 서 있다.

다사의 이천과 달천 박곡, 문산, 문양, 부곡, 매곡·죽곡리 일부 등이 박정희 대통령시절부터 그린벨트로 묶여 다사지역 전체의 8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것도 해결해야 할 문제중 하나이다. 즉 개발이냐 보전이냐의 해묵은 논쟁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필운(48) 공인중개사는 “다사지역의 인구가 밀집된 지역으로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있는 강창교 이서의 매곡리, 죽곡리 일대와 와룡산 기슭의 서재리 일대이며 대부분 대구에서 옮겨온 사람들”이라며 “교육인프라만 보강된다면 새로운 주거지로 더욱 각광 받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 낙동강과 금호강이 만드는 일품 강변

자연녹지와 생산녹지 등으로 묶여있다 보니 다산 매곡리 연화동의 경우 이 지역에서 마지막으로 탄생 일갈을 한 아기는 이미 27살이나 됐고 사람보다 집이 더 많은 지역으로 변해 씁쓸한 풍경이 연출될 정도다.

하지만 다사의 경우 면 단위중에서 사시합격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지역으로 배기일 대전고법 부장판사를 비롯한 법조인만 무려 30여명에 달할 정도로 인재의 고장임을 알리고 있다.

지하철 강창역에서 걸어서 강창교를 지나 대형 쇼핑몰인 모다 아울렛 뒤쪽으로 이어지는 순환도로 옆 5km구간은 가을철이면 코스모스 길이 매우 인상적이며 계명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사진찍기 좋은 곳으로 정평이 나 있어 아베크 족들에게 권할 만한 꽃길이다.

낙동강과 금호강 합류지점인 다사 강정부근에는 매운탕집이 빼곡히 있다. 과거 금호강변에는 수질오염으로 인해 매운탕집이 전혀 없었지만 강정교 공사장 일꾼들이 먹거리를 찾다가 매운탕을 즐겨먹기 시작하자 강창지역에 있는 매운탕 집들이 이곳으로 하나 둘 이전을 해 매운탕 타운을 형성하기 시작했다.

또 부곡지역은 가두리 양식으로 키우던 민물고기를 매운탕집에 판매했으나 간디스토마의 영향으로 판로가 막히면서 매운탕집으로 변모한 경우로 오히려 문전성시를 이뤄 성공한 경우에 속하고 부곡의 영향을 받아 문산까지 번져 일대가 매운탕 냄새로 진동하는 원인이 됐다.

최원관(47) 다사향토사연구회장은 “금호강과 낙동강이 만나는 강정에 있었던 정자 부강정의 위치는 알 수 없지만 뛰어난 경관과 함께 매운탕 집에 즐비한 곳”이라면서“강정보가 완성되고 나면 부곡과 문산일대는 매운탕 일번지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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