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식 / 구룡포수협 조합장
정보통신 산업은 차세대 우리나라의 경제를 이끌어 갈 미래 대표산업임을 모두가 알고 있다. 많은 사례 가운데서도 대표적인 것이 최근 출시된 스마트폰의 경우다. 컴퓨터 기능은 물론 소셜네트워크까지 전 세계의 사회·경제·문화·정치 등 관심부분에 대한 공유가 가능해 출시 전 상상을 넘어 `정보통신의 끝은 어디일까?`하는 기대치를 증폭시키고 있다. 그러면 우리 연근해어업의 정보통신 수준은 어느 정도인가?

아직도 대부분 단파무선기로 여타 전파장애 잡음을 벗 삼아 목청을 키우고 있다. 목청을 키운다는 뜻은 대체적으로 어민들의 목소리가 큰 편인데 그 이유 중 하나가 무전 교신할 때 큰 소리로 해야 여러 사람이 교신하는 잡음속에서 그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기 때문에 고래고래 고함질러 생긴 자연스런 현상인 반면 휴대전화기는 남에게 피해 줄까봐 `속삭임 기능`까지 있는데 말이다.

어선이 출항하면 어선 규모나 조업 해역에 따라 하루 최소 1~3회 선장이 자선의 위치를 수협중앙회어업정보통신국에 보고한다. 어업정보통신국은 선장의 육성교신을 통해 어민들의 안전을 확인하고 민원을 해결하면서 바다와 육지를 잇는 첨병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육성교신이 필요한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위치보고 업무를 자동화 할 수 없을까? 답은 `가능` 이다. 휴대전화기를 소지하고 켜져만 있으면 필요한 경우 얼마든지 개인의 위치를 알 수 있듯 어선마다 `자동위치 발신기` 장착을 의무화해 위치보고를 자동화 할 수 있다. 자동위치 발신으로 다른 어선의 위치보고가 끝날 때까지 대기할 필요가 없으며, 실시간 위치 전송이 됨으로서 안전사고시 신속대응이 가능해 어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통계정확도 향상·기상정보제공을 통한 안전조업·불법어업 예방은 물론 가끔 위치보고를 못하거나 놓치면 조난당하지 않았나 하는 우려로 관계자 모두 밤새 초비상일 경우도 없을 것이다. 위성을 이용하면 광역수신 가능하나 유지비용이 발생되므로 연근해 어선에 맞는 맞춤형 위치 발신단말기를 갖추면 된다. 자동위치 발신기 장착의무화에 대해 자선(自船)의 위치 노출로 어업 노하우가 공개될까봐 일부 어업인은 반대하나, 오랜 경험으로 봤을 때 어업별·시기별 조업수역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되며, 절감된 시간에 레이더를 통해 주변 항해선박들의 동향을 파악해 충돌사고 예방이 가능하고 신선도가 생명인 수산물 신속처리에 노동력을 보탬으로서 소득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덧붙이자면 통신기까지 디지털화해야 한다. 무선통신기의 역할은 직접 송·수신을 통한 의사전달이 명확한 이점이 있어 기본장비로 비치하고 추가 장비로 스마트한 디지털 통신기를 갖춰야 한다. 단파무전기는 제3자 청취가 가능해 정보유출이 되므로 반드시 새로운 쌍방향 통신장비를 도입해서 비밀을 보장해주는 것이 성패의 관건이다. 통신과정에서의 정보유출 우려를 최소화하기 위해 사전에 부호화 또는 암호화한 메뉴얼에 따라 어종·어획량·크기 등을 분류해 어업정보통신국에 문자·메일로 전송하면 관계 당국은 취합한 정보를 활용해 정책수립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정책은 정확한 통계에 기초해야 시행착오를 최소화할 수 있으며 잘못된 통계에 의해 수립된 정책의 실패는 고스란히 어업인에게 되돌아오기 때문이다. 문제는 의지와 예산이다. 언제까지 전근대적인 통신수단으로 어업생산에 임할 것인가? 바다의 날에 즈음해 선진 디지털 어업으로의 획기적 도약을 다시한번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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