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원내사령탑을 뽑는 원내대표 선거구도가 4·27재보선 여파로 요동치는 가운데 TK지역 의원들의 단합여부가 이병석 의원의 당선에 결정적이 될 것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한나라당은 지난달 29일 의원총회를 열고, 의원 연찬회(2일)와 원내대표 선거공고(3일), 경선실시(6일) 등의 선거일정을 확정했다.

이처럼 당초 2일로 예정됐던 원내대표 선거가 4·27 재보선 패배에 따른 책임론이 부상, 6일로 연기되면서 친이계 주류 3선인 이병석·안경률 의원의 양강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 다소 밀리는 분위기였던 중립 성향 4선의 황우여(인천 연수), 3선의 이주영(경남 마산갑) 의원이 4.27 재보선에 따른`주류 책임론`에 기대면서 막판 역전을 노리고 있고, 여기에 중립·소장그룹이 친이계 원내사령탑 등장 저지에 나서면서 `중립 원내대표론`을 제기하고 있다. 특히 이들 소장 그룹은 지난달 28일 원내대표 경선 연기를 논의하기 위한 의원총회를 열자며 불과 1시간 만에 의원 74명의 서명을 받아 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그러나 쇄신파가 주장하는 중립 원내대표론은 찻잔속의 태풍으로 끝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즉, 지난 2008년 총선과 2010년 지방선거때도 계속해서 쇄신주장이 제기됐고, 그 결과 쇄신파인 원희룡 의원이 사무총장을 맡았으나 선거에서 지는 등 소장그룹의 쇄신 주장이 별무효력이었던 전례에 비춰 `중립 원내대표론` 역시 결과적으로 `소장파그룹 자리찾기`에 그칠 것이란 회의론이 많기 때문이다.

결국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2일 열릴 의원 연찬회가 최대 분수령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표 분산을 우려한 친이계 주류측이나 중립 성향 후보들의 단일화가 이뤄질 지 여부도 최대 변수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60여명에 이르는 친박계의 표심도 어디로 흐르게 될 지 관심거리다.

어쨌든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이병석 의원이 당선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이 함께 힘을 모아 이병석 의원을 지지할 경우 현재 172명의 한나라당 의원으로부터 과반득표를 해야 하는 원내대표 당선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같은 분석에는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이병석 의원을 지원하고 있는 데다, 친박계의 표심 역시 이병석 의원으로 기울고 있다는 계산이 깔려있다.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선전략차원에서 보면 수도권에서 강재섭 전 대표가 패했다는 점을 고려해 차기 당 지도부는 `영남권 원내대표 + 수도권 당 대표`가 가장 좋은 구도라는 쪽으로 친박계 의원들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영남권 원내대표 후보 가운데서는 이재오 장관이 지원하는 안경률 의원보다는 친이상득계인 이병석 의원에 표를 모아주자는 의견통일이 이뤄지고 있다는 게 지역정치권의 분석이다.

강석호(영양·영덕·울진·봉화)의원은 이와 관련, “지난 번 국회부의장 선거때 박종근 의원과 이해봉 의원이 단일화하지 못해 표가 갈리면서 부의장 자리를 놓친 우를 다시 범하지 않으려면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이 일치단결해 이병석 의원을 차기 원내대표로 적극 지지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래야 `TK정권에 TK없다`는 자조적인 비판을 면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대구·경북지역 의원도 “이병석 의원이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은 물론 수도권 친이·소장파와 친박계의 지지를 끌어내려면 당이 청와대의 아바타라는 비판을 불식하고, 당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정부와 청와대에 반영할 수 있는 원내대표로서의 역할을 확실히 해내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병석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은 지난 번 원내대표 경선에서도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아름다운 양보`를 한 만큼 이번에는 원내대표로 입성해 정부와 청와대에 대해 친이주류로서의 당내 의견을 충실히 전달하는 역할을 확실히 할 작정이며, 대구·경북지역 의원들은 물론 다른 친박계 의원들까지 가세하고 있어 당선이 가장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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