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27일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참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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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전국민적 관심 속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한나라당은 전통적 강세 지역으로 여겨지던 강원도지사 선거와 경기 분당을 등에서 민주당 후보에 석패했다.

우선 전직 MBC 사장끼리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강원도지사 선거에서는 민주당 최문순 후보(51.05%)가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46.63%)를 누르고 당선됐으며, 전직 당 대표 간의 대결을 벌였던 경기 분당을에서는 민주당 손학규 후보(51.00%)가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48.31%)를 눌렀다.

분당을·강원지사 선거 민주 손학규·최문순에 패배

김해을 김태호 국민참여당 이봉수 이겨 체면치레

다만, 경남 김해을에서는 한나라당 김태호 후보(51.01%)가 국민참여당 이봉수 후보(48.98%)를 누르면서 체면치레를 했다.

이외에도 대구 `서구가선거구`에서 치러진 시의원 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안영철 후보가 당선됐으며, `달서구라선거구`에서는 한나라당 배보용 후보가, `달서구마선거구`에서는 한나라당 이성순 후보가 당선됐다. 또 경북 `예천군라선거구`에서도 한나라당 이준상 후보가 신승했다.

이날 치러진 재보선 성적표는 한나라당 지도부의 거취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즉, 선거에서 패배하면 잠재돼 있는 안상수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표출되면서 `지도부 교체론`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좌파주지`, `보온병`, `자연산` 등 각종 설화로 위기를 자초한 안상수 대표는 지난해 연말 예산국회 파행을 겪으면서 당 안팎에서 심각한 리더십 위기를 겪었던 터라 안 대표로는 내년 총선을 치르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믿었던 강원도지사와 경기 분당을 선거에서 패배하면서 지도부 교체와 조기 전당대회는 물론 수도권 소장파 등 친이계 비주류 의원들의 입을 통해, `탈청와대`와 이재오 특임장관에 대한 견제의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다.

박종근(대구 달서갑) 한나라당 의원은 이날 본지와의 전화통화에서 “선거결과에서 보여주듯이, 내년도에 치러지는 19대 총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정계구도를 재편해야 한다”며 “당 최고위원과 당대표 등을 선출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해, 조기 전당대회를 주장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당장 수도권 의원들이 가만 있지 않을 것”이라면서 “상향식 공천개혁안은 물론, 이재오 특임장관을 중심으로 하는 라인도 선거에서 손을 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선관위는 이날 전국 38개 선거구에서 실시된 재보선 투표를 마감한 결과, 전체 유권자 320만8천954명 중 126만4천355명이 투표를 마쳐 39.4%의 투표율을 보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역별로 보면 최대 격전지로 꼽힌 성남 분당을 투표율이 49.1%로 지난 18대 총선 때 기록한 45.2%를 넘어섰고, 경남 김해을이 41.6%, 전남 순천이 41.1%이었고, 강원도지사 투표율은 47.5%를 기록했다.

하지만 시의원과 구의원 재보궐 선거가 치러진 대구에서는 서구(시의원)가 총 유권자 3만8천148명 중 6천113명만이 투표에 참여해 16%의 투표율을 기록했으며, 기초의원 선거가 치러진 `달서구라선거구`와 `달서구마선거구`는 각각 15.5%와 18.5%의 투표율을, 경북 `예천군라선거구`는 총 유권자 9천900명 중 6천279명이 투표해 63.4%의 투표율을 보였다.

/김진호·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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