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꿰차고 들어올 때 그 기분 우예 말로 다 하노”

울산 철선들으는 2월 초순부터 조업을 시작했지. 장생포를 출발해 젤로 먼저 경기도 서해안 소청도로 갔다. 거그서 한 달 정도 조업하다가 쪼옥 내리와가 고래들이 동해안 울릉도 쪽으로 싸악 빠져 다시 북상하므는 마 한 철 조업이 끝났지. 그라지만 우리 목선들으는 멀리 몬갔다. 근방에서 조업으로 했는데 보리가 누렇게 익을 때쯤 대보(호미곶) 저 짝 바다로 고래 떼가 마 풀쩍풀쩍 솟으며 왔다. 보믄 마 멋졌는기라. 철선에는 보통 해부장꺼정 데불고 댕겼으이 한 12~13명이 탔지마는 목선에는 보통 7명 태운 배가 있았고 많아봤자 9명인기라. 선장 있고 기관장 있고 젤로 으른인 포장이 있았다. 법적으로는 선장이 으른이지마는 실제로는 포 쏘는 사람, 포장이 젤로 으른 인기라. 또 밥하는 화장이 있고 2등 세라, 1등 세라 그라고 숩게 말하믄 밤으로 경비를 서는 도방새가 있았다. 도난사고라든가 화재예방 무시 그란 기를 책임지는 사람이재. 또 갑판장도 있았고, 조기장도 있았고, 보조역할을 하는 남부두도 있았다.

고랫배 타는 사람들으는 뭐시 눈이 좋아야 한데이. 고랫배에는 지다란 망루라카는 기 있고 그 우에 망통이 있았는데 거는 화장도 올라가고 포수도 올라가고 날씨가 춥으므는 서넛이 교대로 내 오리락거렸다. 올라가믄 첨에는 쪼매 겁도 나지마는 이내 기분이 좋아진다. 망루 끄트머리 망통에 올라앉아 고래를 발견할 때는 180°로 샐피고 고래로 발견한 후에 고래가 마 물 속으로 다부 푹 드가뿌믄 그때는 360°로 살핀다. 우예그랬노카믄 고래란 놈이 콧구멍으로 숨을 수고 다시 바다로 드가뿌믄 이눔이 뭐시 어데서 다시 튀 나올 똥 모리는기라. 그래그래 고래를 발견하믄 첨에는 엔진으로 팍 돌리고 시커먼 연기로 퍽퍽 내지마는 이내 속력을 낮차가 고래 가는대로 살살 따라 붙인다.

작은 배는 선장이 붙이고 쪼매 큰 배는 마 지각끔 몫이 있아가 손발로 척척 맞춰가매 가찹게 붙인다. 망망대해에서 이래 댕기다가 고래를 터억 보믄 말이지 누구라도 마 먼저 씨게 괴함을 지르는 기라. 우예든동 뭐라카든지간에 남이 알아들으믄 되는 기재. 높은데 망통에서로 보믄 물속으로 이래 고래가 가는 기 보인다. 그기로 `이로`라 카는데 이로를 보고 고래 머리가 가는 코스로 배가 따라 붙도록 지시를 해줘야하는 기라. 왼쪽으로 나오믄 `보루`, 정면에서 나오믄 `헷또`, 인자 오른쪽으로 나오믄 `시라보루`. 고래가 다시 튀 나오는 방향에 따라 다르게 주깨는기지. 그란데 망루에서로 지껄이믄 이 아래꺼정 잘 앤 듣기재. 그래 인자 호수로까 맨든 나발문지로 생긴 거로 망통에서 소리치믄 한눔이 중간에 귀로 대고 듣고 있다가 바리 기관장에 전해주는기라. 이기는 뭐시 한 치도 삐뚤믄 안된다. 딴 배도 다 한가지지마는 고랫배는 맘이 화합이 되야 했는기라. 일으는 쪼매 몬해도 되지만 선원들이 화합으로 앤하믄 몬 쓴다.

옛날에는 헛빵이 많았다. 그라다가 울산에 고랫배 두 척 갖고 있는 회사가 있았는데 그 집 아들이 수산대 나와가 가다나수라는 거로 맨들었다. 창살 아래 네 가닥을 줄로 묶아 놓은 기재. 줄 뒤에 닝구라고 철사까 만들어가 한 방 맞으믄 가지가 벌어져가 다시는 앤 나오도록 했는기라. 우짜다 그기 고래 등가지로 빗나가믄 등가지 살이 마 다 나가 뿌리는데 그기는 헛빵해도 다시 감아가 썼다. 첨에는 총 끝이 빼쪽했다. 그란데 가마이 보이 우리 와 물 우에 돌로 던지믄 앤드가고 탕탕 튀 오리는 거 맨쿠로 물살이 있으니까네 자꾸 튀 오리는 기라. 그래 낸중에는 끝을 뭉툭하게 끊았다. 뭉툭하므는 더 안 들아갈 거로 알았는데 뭐시 잘 드가고 물 우로 튀는 게 없는 기라. 고래가 물 우로는 3분의 1밖에 앤 올라오고 3분의 2는 물 밑에 있으이까네 맞추기가 힘들었다. 물결 오리락 하재 배는 가마 있나 지도 오리락 하재 경험이 읎으??어렵지. 이래 나가가 마 `나가수` 같은 거로 한 마리 잡으므는 딴 거는 앤 잡는다. 워낙 크이까네 글치. 전에는 뭐시 나가수로 두 마리로 잡아 들룬 역사도 있다하더만 그거는 몇 년 가가 한 분썩 있을까 말까고 보통 나가수라꼬 잡으믄 한 마리만 차고 들아오고 했는기라. 욕심 난다고 닥치는대로 할 일이 아니었재.

근방에서 고래를 잡으믄 젤로 가차운 데로 간다. 포항꺼정 갈라믄 멀그든. 항에 배들 꽉꽉 찼재, 시간 오래 걸리재, 대보등대 있는데서 잡아가 구룡포꺼정 들어올라카믄 십 리인데, 포항 들어갈라카믄 이십 리인기라. 거다가 또 팔고 돈 찾아와야하이 귀찮시럽고, 아침에 일찍 나가야 하이 불편코, 그래마 젤로 가차운데로 가는기라. 죽변도 첨엔 그기 읎았는??하도 고래로 잡으이 거서 위판하고로 허가를 받아가 겨우 생겨난기라. 그라이 고 죽변 근방에서 잡으므는 보이스로 `선주 올라오시오` 이리 치는기라. 배는 거가 풀아놓고 기다리믄 선주가 다부 가가 잡느라 욕봤다고 안주하고 정종 한 병 사가 배에 올리주는기라. 경매하믄 10분에 3은 선원들, 그라니까 100만원 받으므는 30만원은 선원들로 주고 나머지는 지름대고 뭐시 뒷바라지 했으이 선주가 갖는기지.

고래를 꿰차고 들어올 때는 말이지. 기분 그기로 우예 말로 다 하노. 딴 배는 잡아도 그냥 뛰-이하고 오는데, 우리 배는 잡으믄 빽~빽 씨게 기적을 불어 제치치고 말이재. 멋졌데이. 부두에서로 아- 고래 잡았다 카믄서 몰리들고 기분 좋지. 좋구 말구로. 어른 아 할 것없이 마카다 구경을 나오고 난리도 그런 난리가 읎데?? 개들꺼정 기 나와가 동네가 다 들썩들썩 했다.

맨날 나갈 수 있나. 바람 불아도 앤되재. 비가와도 앤되재. 하모, 몬 나가는 날로 더 많지. 그때는 인자 고래 잡을 때 젖았던 줄로 말리고 인자 다음 작업을 위해 가주고 로프 같은 거 풀아가 다시 감고 딴거 미비한 거로 갑판장이 챙기가주고 밑에 사람들하고 배 청소도 하고 그랬는기라.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