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광 作 `꿈`
또 다시 봄이다. 우수도 있고 경칩도 있고 꽃샘바람도 지나간다.

베란다에 죽은 듯이 있던 화분들이 어느새 생기를 보여 주듯 삶의 시간도 분명 꽃한 송이 피우는 그 순간을 위해 이어져 가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빛나는 주옥같은 시간들은 어디에서 왔다가 언제 사라져 버리고 마는지 아무도 모르지만 사람마다 각자의 시간들은 지니고 있는가 보다.

어느 때부터 인지 꽃의 순간들은 그렇게 내 마음속에 머물러 떠나지 않은 채 남아 그림 소재로 되살아나 한 송이 꽃을 그리고 있다.

초록이나 푸른빛이 색색이 펼쳐진 바탕 한가운데 작게 핀 하얀색 혹은 노란 꽃 한 송이는 바로 순간순간의 삶을 대신 말하고 있다. 인생에서 가장 화려하고 즐거웠던 어느 순간이 되기도 하고 아무도 보아주지 않는 외로운 순간을 혼자 조용히 숨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며 때로는 배경이 겨울이기도 하고 때로는 봄도 있다.

본래 꽃의 의미 자체가 순간을 표현 하듯 삶의 시간도 기쁨과 화사함은 짧은 바람 같은 것이니 그렇게 작은 꽃 한 송이 있음에 찾아 낸 그 의미가 그나마 기쁘고 감사하다

오늘도 또 한번의 따뜻한 봄날에 피어날 새로운 꽃을 상상 해 본다. 항상 그렇듯이 큰 변화와 복잡한 욕심은 다 버리고 조용히 혼자서 마음 속 열정을 다시 그림으로 만들 준비를 해 본다. 지금 이 순간이 가장 행복하고 화려하며 최상에 와 있다고 여기고 앞으로 사라지고 없어질 시간들을 작은 꽃 한 송이로 남겨두고 싶다.

♠ 서양화가 신문광

-1951년 대구생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교육 대학원 졸업

-개인전 7회

-대구 미술인상 수상 (2011년, 대구미협)

-대구 미술협회 초대작가, 심사위원, 운영위원

-(사)구상전 이사, 고문

-대구 현대여성 작가회 심사위원, 운영위원

-대구 청백여류 화가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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