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여파가 대구·경북 경제 전반에 적잖은 타격을 안기고 있다.

각 업계는 일본 대지진에 따른 지역 경제 타격이 일시적일 것이라는 정부의 분석에 공감하면서도 장기화에 대비해 자구책을 마련하느라 분주하다.

◇경제계 “장기대안 마련 비상”

국내 산업계 가운데 일본 의존도가 가장 큰 부품·소재 산업계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타격이 우려되고 있다.

부품·소재 업계가 밀집한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최근 관내 기업체 동향을 조사 분석한 결과 대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의 경우 현재로선 타격은 없지만 반도체, MER(화학용해제) 등 일본으로부터 핵심부품을 조달받는 10여개의 중소기업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 있다.

특히 전자업체 등은 현재 일본 부품물량을 2~3개월치 확보해 단기적인 영향은 없지만 일본 지진여파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대책을 세워야 할 것으로 조사됐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재고물량을 확보해 지금 당장은 타격이 없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부품수입처를 변경하는 등 대책을 강구 중이다”고 말했다.

철강업계는 신일본제철, JEF 등 일본 내 주요 철강사의 조업에 차질이 발생하면서 국내 자동차, 조선, 냉연 업계 40여개 업체가 당장 물량 수급에 타격을 받고 있다.

일본 수출 물량이 크게 줄면서 이들 업계가 보유한 재고물량도 급감했다. 이 가운데서도 자동차 강판에 쓰이는 냉연강판용 고급소재는 포스코 제품뿐이다.

업체들은 당장 물량확보를 위해 현재 포스코에 철강재 56만t을 요청한 상태다. 후쿠시마 원전폭발에 따른 방사능 물질 방출로 국내 소비자의 일본 수입 농수산물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면서 농수산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포항점·죽도점 등 홈플러스와 롯데마트 등 일부 유통업계는 일본 농수산식품의 판매·수입을 잠정 중단했으며 국내 최대 수산시장으로 꼽히는 죽도시장에서도 일본 수산물의 판매 및 거래가 사실상 끊긴 상태다.

◇관광업, “일본여행 취소 봇물”

일본 대지진 이후 한국을 찾는 일본 관광객은 변동이 없지만 일본을 찾는 국내 관광객은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28일 모두투어 대구지점과 하나투어 대구지사 등에 따르면 지난 11일 일본 대지진 발생 후 일본 여행을 계획했던 시민들 90% 이상이 예약을 취소하거나 여행지를 변경했다.

모두투어 대구지점 관계자는 “보통 3,4월 일본으로 벚꽃놀이를 떠나는 여행객이 많은데, 원전폭발 등으로 피폭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일본여행을 취소하고 있다”며 “대신 비슷한 가격대인 중국과 동남아 쪽으로 여행지를 옮기는 이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구·경북을 찾는 일본 관광객은 지진발생 이전과 별 차이가 없다.

포항시에 따르면 지난 15~16일, 19~20일 두 차례에 걸쳐 오사카 등지에서 일본인 관광객 50여명이 포항을 방문했으며 오는 27~30일에도 일본 관광객이 방문한다.

◇지자체, “지역 업체 우리가 살린다”

경북도를 비롯한 각 지자체도 일본 대지진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을 돕기 위해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북도는 도내 1만429개 중소 업체를 대상으로 일본 지진에 피해를 봤는지 조사했으며 장기적으로 부품소재를 수출입하는 업체는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지진 피해 기업지원대책본부`를 발족했다.

지진 피해 업체가 발생하면 중소기업육성 자금 60억원 중에서 기업당 3억원 한도 내에서 운전자금을 지원하고 수출입 보험료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포항시도 최근 유관기관을 중심으로 일본 지진 이후 조사한 지역 경제 영향을 바탕으로 `지역경제안정대책본부를`꾸렸다.

시는 일본 거래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입 동향을 수시모니터링하고 기업경영 애로시 중소기업 특별 운전자금 우선지원 등 관련기관과 대책 방안을 모색한다.

/최승희기자 shchoi@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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