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 도움으로 실명위기 벗어난 환자
화원교도소로 `감사의 편지` 보내 화제

화원교도소 무기수가 보낸 기부금이 한 실명 환자의 눈을 되찾아 줘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24일 영남대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크리스마스 즈음 화원교도소에 수감 중인 이모씨가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수술 시기를 놓친 실명환자를 위해 써 달라며 성금 100만원을 보냈다.

이씨의 요청에 따라 병원 측은 각종 질병으로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에 의존해 생활하고 있는 김모(44·상주시)씨의 오른쪽 눈 수술을 시행했고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김씨는 지난 11일 퇴원했다.

김씨는 평소 만성 당뇨와 신부전증을 앓았으며 당뇨로 양쪽 눈이 당뇨망악병증에 걸려 오래 방치할 경우 자칫 실명이 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뇌출혈로 입원을 할 만큼 평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다.

다행히 지난해 8월 한국실명예방재단 후원으로 왼쪽 눈을 수술받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워 오른쪽 눈 수술은 엄두도 내지 못했다.

그러나 김씨의 도움으로 나머지 눈의 시력을 회복했고 최근 병원 진료에서 상태가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후원자분에게 너무나도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면서 후원자에게 꼭 전해달라며 병원 측에 감사의 편지를 작성했다.

김씨의 고교생 딸이 대신 적은 편지에는“아버지도 정말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으며 누군지 알 수 없고 찾아뵙는 것도 쉽지 않지만 후원하신 분의 따뜻한 마음은 이곳 상주에 이르기까지 느껴진다”면서“정말 드리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정말 감사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지만 평생 이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것”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김씨의 수술을 집도한 장우혁 교수(42·안과)는 “수술 후 통상적으로 한 달 정도 회복기간을 두지만 지난해 환자의 왼쪽 눈은 그 기간을 훨씬 앞당겼을 정도로 경과가 좋았다”며 “이번 오른쪽 눈 수술도 무척 잘 됐고 경과도 아주 좋아 왼쪽 눈보다도 회복이 훨씬 빠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마음이 따뜻한 재소자의 후원으로 환자 오른쪽 눈까지 마저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듣고 난뒤 아직까지도 이 세상은 충분히 살아갈 만큼 따뜻한 곳이라는 확신이 든다”며 “내가 가진 의술로 진료에 만전을 기하는 것만이 이웃과 시민에게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고 더욱 마음을 다잡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남대병원 사회사업팀은 편지와 김씨가 퇴원할 당시 찍은 기념사진을 조만간 이씨에게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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