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성 물질을 대량으로 방출한 일본 후쿠시마(福島) 제1 원자력발전소 주변 도시에 인적이 끊기고, 남은 이들은 극도의 물자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이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이 이 같은 실상을 전한 곳은 후쿠시마 제1원전 북쪽의 미나미소마(南相馬)시. 인구 7만명인 이 도시의 일부는 일본 정부가 대피를 지시한 반경 20㎞ 구역, 일부는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한 20~30㎞ 구역, 일부는 반경 30㎞를 넘어 아무런 지시가 없는 구역에 속해 있다.

지역 주민들은 대부분 집을 떠났다. 시측은 주민 중 희망자를 니가타(新潟).군마(群馬).나가노(長野)현으로 실어날랐고, 현재 남은 이들은 2만 명 정도다.

남은 이들을 덮친 것은 물자 부족과 외로움, 그리고 공포다.

휘발유 탱크로리 운전사가 이 지역에 들어오는 것을 겁내는 탓에 시측은 대형차 운전면허가 있는 시 직원이나 시민을 시 외부로 보내 기름을 가져오는 지경이다. 식료품이나 생활용품도 반입되지 않아 시내 슈퍼마켓이나 편의점도 하나둘씩 문을 닫았다.

미나미소마시측은 22일부터 식료품을 구할 수 없는 주민을 위해 인근 소마시의 시장을 빌려 구호 물자를 모아놓았다. 거기서 다시 미나미소마시로 물자를 나르는 식이다.

이같은 사정은 원전 남쪽의 이와키시(市)나 북서쪽 이타테(飯館) 마을도 마찬가지다. 이타테 마을은 수돗물에서 방사성 물질인 세슘까지 검출돼 고통을 더하고 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