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산이라는 이름을 두고도 대구시민들은 굳이 앞산이라고 한다.

도심에서 4,5㎞이내에 위치해 접근이 쉽기에 시민들의 생활 속에 친숙한 의미를 심리적 거리로 나타내는 `대구 앞쪽에 있는 산`인 앞산으로 불리다가 고유명사가 돼 버렸다.

앞산에는 안지랑골, 용두골, 고산골, 큰골, 달비골 등 크고 작은 8개의 골짜기와 20여개의 약수터, 수많은 등산로가 대구 남구와 수성구, 달서구에 걸쳐져 있고 안일사, 은적사, 왕굴, 왕바위 등 고려 태조 왕건의 공산전투 설화도 남아 있다.

113과 571종의 식물들이 자생하고 천연림에 가까운 참나무숲 10만여평과 잣나무단지 24㏊, 5만여 그루가 울창하게 자라고 있어서 매년 1천600여만명이 즐겨 찾는 천혜의 산림욕장 및 산림문화휴양공간으로 제공되는 해발 660.3m 높이의 산이다.

이런 앞산을 빙 돌아드는 앞산순환도로에 명물거리가 있다. 앞산 먹거리타운에서 지난해 공모를 통해 명칭이 변경된 `앞산 맛둘레 길`이 바로 그곳. 정통 양식당인 레스토랑과 한식, 중식, 일식, 스페인음식 등 다양한 음식점이 `앞산 맛둘레 길`에 포진해 있다.

지난 1970년대부터 앞산 공원이 개발되면서 등산객을 상대로 하나둘씩 음식점들이 들어선 `앞산 맛둘레 길`은 수성구 들안길과 함께 대구의 양대 먹거리 타운을 형성하면서 전국적으로 명성을 날리는 곳이다.

■대구 먹거리타운의 대명사

앞산공원의 본격적인 개발이후 등산객과 함께 젊은 연인들이 좋아할 만한 고급 레스토랑이 경쟁적으로 들어서면서 지금의 `앞산 맛둘레 길`의 음식타운을 형성하게 됐다.

이곳은 이른바 `대명동 고압선도로` 끝자락에 위치한 앞산빨래터 입구에서 충혼탑까지 대략 1.5km구간을 말한다.

이 구간내에만 주당들의 아침 해장국으로 유명한 선지국을 비롯해서 곰탕, 소고기국밥, 닭백숙 등을 전문하는 한식 식당 및 정통양식만을 고집하는 고급 레스토랑, 수타면을 취급하는 중식당 등 모두 46곳이 앞산 순환도로변에 위치해 있다.

남구청은 이곳 `앞산 맛둘레 길`을 웰빙먹거리타운 조성구간으로 정하고 현재 확보된 48억원의 예산과 함께 연차적으로 모두 100억원의 예산을 들여 저탄소 녹색성장 웰빙거리로 전환할 방침이다.

이는 대형음식점 위주의 수성구 들안길과 차별화해 대구 시민들이 웰빙먹거리와 휴식을 함께 취할 수 있도록 조성될 전망이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또 구간별 특색에 맞춰 앞산을 찾는 주민들이 편안하게 걷고 휴식할 수 있는 거리와 친환경 포켓공원이 조성되고 차선 축소와 같은 가로환경 개선사업을 펼치며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친환경 웰빙공간으로 탈바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여기에다 안내간판과 산책로 등을 친환경적으로 정비하고 앞산순환도로를 따라 늘어선 옹벽과 교각 또한 친환경적인 동시에 예술성을 높인 구조물로 새롭게 변신시키게 된다.

대구의 상징적인 공간인 `앞산`을 새롭게 발견하고 앞산순환도로 개통 이후 침체된 이곳의 상권을 개선하기 위해 추진, 과거 80~90년대의 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변신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명품거리의 벚꽃은 일품

`앞산 맛둘레 길`에서 대구보훈청 사거리로 내려가는 구간에는 명품거리가 형성돼 경양식과 차류 등 양식이 주류를 이루는 음식점 39곳이 성업중이며 한 커피전문점은 대기번호를 받으러 젊은이들이 줄을 서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다.

특히 이곳은 벚꽃이 피는 시기가 되면 도로 양쪽 가로수에서 하얀 벚꽃이 황홀경을 연출한다. 대구지역 젊은이는 물론이고 주말이면 서울과 부산, 대전 등 전국에서도 이곳으로 몰려와 벚꽃 잔치를 만끽하면서 봄 향기에 취해 젊음의 특권을 발산하는 장소로도 변한다.

벚꽃이 한창일 때 앞산네거리에서 출발해 앞산으로 눈을 돌리면 온통 벚꽃천지다. 바람이라도 불어 하얗게 내리는 꽃비를 맞는 사치를 누리면 누구라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된다.

오르막 길을 올라 앞산순환도로와 마주치는 삼거리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벚꽃길은 대덕식당을 지나 앞산 빨래터 너머까지 이어진다.

앞산공원 주차장에서 앞산 대덕맨션까지 이어지는 옛 도로도 벚꽃길이며 다른 지역과 달리 약간 응달져 꽃피는 시기는 조금 늦지만 사람들이 몰리지 않는 호젓함을 즐길 수 있다.

■막창골목도 북적

이때를 맞춰 매년 5월이면 남구청 주최로 대덕제가 열린다. 개나리꽃과 벚꽃이 만발한 시기에 구민의 정성을 모아 시작된 대덕제는 전통문화 예술행사와 체육행사로 주민화합축제이다. 지난 1987년 4월11일 전국 구단위 행사로는 처음으로 개최한 후 매년 정기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IMF로 1998년과 99년, 어려운 경제여건을 감안해 일자리 창출로 예산을 바꾼 2009년에는 열리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지방선거때문에 9월로 연기되기도 했다.

`명품거리`에서 약 100m 정도 떨어진 곳에 대구의 대표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막창`만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가가 형성돼 있다. 안지랑네거리에서 일방통행로를 따라 약 200m 구간에 60여곳의 양념막창 식당들이 길 양쪽에 포진해 있다.

70년대 추억을 반추시키는 이곳 막창 전문 식당들은 대부분 연탄불에 석쇠를 얹어 굽는 방식으로 소막창과 돼지막창, 곱창이 주된 메뉴이며 주머니가 얇은 서민이나 젊은이들의 술안주로 안성맞춤이다.

여름철이면 열대야로 잠 못 이루는 대구시민들과 젊은이들이 몰려 밤늦도록 한 잔 술에 막창 안주 하나로 삶을 이야기하고 인생을 논하는 시끌벅적한 무대가 펼쳐지는 곳이기도 하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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