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의 소액주주 배당이 크게 줄어 다음달의 정기 주총이 썰렁한 분위기를 연출할 전망이다.

사상 최악의 실적 부진으로 배당 규모를 줄이는 것은 물론 아예 배당 계획을 포기하는 은행도 있는가 하면 작년에는 차등 배당으로 소액주주를 우대했던 우리금융지주와 기업은행이 올해에는 차등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17일 은행권에 따르면 작년 액면가 5천원의 20%(1천원)를 현금 배당한 국민은행은 지난해에 대규모 적자를 냄에 따라 올해에는 배당을 실시하지 않기로 했다.

조흥은행과 외환은행도 적자 규모가 워낙 큰 탓에 올해에도 배당이 어렵게 됐다.

우리금융과 기업은행은 보유 지분에 대한 배당을 강화하려는 정부 방침에 따라 올해부터 대주주와 소액주주의 차등 배당을 없앨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작년에 소액주주에게 액면가의 5%(250원), 대주주(예금보험공사)에게는 1%(50원)를 각각 현금 배당했지만 금년에는 소액주주와 대주주를 차등하지 않고 일률적으로 2%(100원)를 배당하기로 했다.

작년에 소액주주 7%, 대주주 3%를 차등 배당한 기업은행도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하지는 못했지만 올해에는 대주주와 소액주주 사이에 차이를 두지 않고 4%(200원)의 현금 배당을 실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의 당기순이익이 2002년보다 39%나 줄어든 신한금융지주는 아직 배당 계획을 확정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고 작년에 액면가의 7.5%를 배당한 한미은행은 대주주와의 협의를 진행 중이지만 작년보다 배당률이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하나은행은 작년의 15% 현금 배당에는 못미치나 은행권에서는 가장 높은 10%(500원)를 배당하는 데다 예금보험공사에게서 매입한 자사주 중 510만주(2.6%)를 소각할 예정이어서 실제 배당 규모는 더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