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펀드 가운데 80% 이상이 설정 3년 미만의 단기 펀드로 나타나 펀드산업이 자본시장에서 장기 수요자 또는 기관투자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17일 금융감독원이 발간하는 ‘조사 연구 리뷰’ 최근호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현재 국내 투신운용사에 설정돼 있는 펀드 161조7천억원 가운데 설정 기간이 3년 미만인 단기 펀드는 135조4천억원으로 전체 펀드의 83.7%에 달했다.

특히 설정 기간이 1년 미만인 초단기 펀드가 92조9천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이 넘는 57.4%를 차지했다.

이에 비해 설정 이후 경과 기간이 3~5년인 중기 펀드는 20조7천억원으로 12.8%에 그쳤고 운용 기간이 5년 이상인 장기 펀드는 5조6천억원으로 3.4%에 불과해 국내펀드의 단기화 현상이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숫적으로도 전체 6천775개 펀드 중 단기 펀드의 비중이 59.1%(4천10개)로 중기펀드(26.9%, 1천820개)와 장기 펀드(13.9%, 945개)보다 훨씬 높았다.

단기 펀드 중에서는 금액 기준으로 채권형(38.7%, 52조4천억원)과 머니마켓펀드(31.3%, 42조4천억원)가 전체의 70.0%를 차지했다.

한동수 조사연구국 선임조사역은 “펀드의 단기화 현상이 펀드에 편입된 유가증권의 단기 매매를 초래해 주식 및 채권시장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고 장기적 수요자나 기관투자자라는 펀드산업의 긍정적인 역할을 저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 조사역은 이에 따라 “펀드 투자자들에게 펀드의 속성과 투자 방법 등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고 장기 펀드 및 대형 펀드 개발을 위한 세제 혜택 등 유인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내용의 대안을 제시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