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실명제가 시행되자 결제 대금을 50만원 이하로 쪼개서 결제하는 편법 결제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부터 도입된 접대실명제는 건당 50만원 이상 접대비를 지출할 때상대방의 인적 사항 등을 기재하도록 의무화한 제도다.

17일 비씨카드에 따르면 접대비 실명제 시행 이후 대표적 접대업종인골프장의 50만원 이상 결제금액과 건수는 줄었지만 50만원 미만은 크게 늘어났다.

룸살롱의 경우도 50만원 이상 결제금액은 대폭 감소한 데 비해50만원미만은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비씨카드가 올해 1월1일부터 2월8일까지의 골프장 결제금액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50만원 이상은 지난해 85억원에서 올해 81억원으로 4.7% 줄었다.

그러나 50만원 미만은 186억원에서 234억원으로 25.8%나 늘어났다.

올해 경기여건이 작년보다 더 어려운 것을 감안하면 50만원 미만도 감소해야 하지만 50만원 이상의 결제금액을 소액으로 분할, 결제하면서 이런 현상이 생긴것으로 보인다.

또 결제 건수도 50만원 이상은 1만1천429건에서 1만357건으로 9.4% 줄었지만, 50만원 미만은 14만3천478건에서 18만85건으로 25.5% 늘어나 편법 결제 가능성을뒷받침했다.

룸살롱의 경우 50만원 이상 결제금액은 706억원에서 412억원으로 41.6%나감소한 반면 50만원 미만은 지난해와 같은 179억원을 기록했다.

룸살롱 결제건수도 50만원 이상은 7만41건에서 4만1천405건으로 40.9% 줄었지만 50만원 미만은 7만6천312건에서 7만3천452건으로 3.7% 감소하는데 그쳤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접대비 자체를 줄이면서 50만원 미만결제금액 및 건수가 늘어났을 가능성도 있지만 편법 소액 결제로 증가했을 가능성이 훨씬높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