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이 세계 정상급 실력을 확인하고 올 시즌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기 위한 도전에 나선다.

박세우(39) 선임 코치가 이끄는 남녀 쇼트트랙 대표팀은 11일 밤(한국시간) 영국 셰필드에서 개막하는 2011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 수성에 나선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10개의 금메달 중 7개를 독차지하고 이호석(고양시청)과 박승희(경성고)가 개인종합 우승을 하는 등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그러나 영광은 잠시였고, 직후 이정수(단국대)가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도록 외압을 받았다”고 폭로한 것이 `짬짜미 파문`으로 이어지면서 효자 종목의 명예에 큰 상처가 났다.

그 여파로 선발전 방식이 바뀌는 등 논란 속에 젊은 선수 위주로 물갈이가 이루어진 대표팀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다시 한번 정상을 지켜 다사다난했던 올 시즌에 `아름다운 마침표`를 찍겠다는 각오다.

사정이 좋은 편은 아니다.

이호석과 함께 남자 대표팀의 `양대 에이스`였던 성시백(용인시청)은 동계아시안게임 1천m에서 한자량(중국)의 반칙으로 넘어지면서 다친 왼 발목 상태가 악화해 월드컵 시리즈도 다 치르지 못하고 중도 귀국했다.

부은 발목을 이끌고 동계아시안게임에 출전해 투혼을 보여줬던 엄천호(한국체대)도 상태가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 정상 컨디션은 아니다.

여자 대표팀도 마찬가지다.

각각 허리와 무릎 통증을 안고 한 시즌을 보낸 박승희와 조해리(고양시청)도 여전히 고통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김형범 쇼트트랙 경기이사는 “지금 대표팀은 `부상 병동`이나 마찬가지다. 엄천호가 좋아졌다지만 90% 정도까지 끌어올렸을 뿐”이라며 “선수들이 마지막 대회의 중요성을 잘 아는 만큼 힘을 쥐어짜 주기를 기대할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표팀은 일단 남자부에서는 이호석과 엄천호, 노진규(경기고)를 개인 종목에 내보내고 박승희와 조해리, 양신영(한국체대)을 여자부 개인 종목에 출전시킬 계획이다.

동계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른 노진규와 몸 상태가 좋은 양신영의 상승세에 베테랑들의 경험이 어우러져 조직력을 극대화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대표팀은 쉴 틈도 없이 곧장 폴란드 바르샤바로 떠나 팀 세계선수권대회(19~20일)에 나선다.

1991년부터 치러진 팀 세계선수권대회는 올해를 마지막으로 더이상 열리지 않는다.

남자부에서 7차례, 여자부에서 11차례 우승해 이 대회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대표팀은 마지막 대회에서도 정상에 대한민국의 이름을 새겨 넣겠다는 각오다.

한국은 지난해 이 대회에서 2006년 이후 4년 만이자 통산 5번째로 남녀 동반 우승을 달성했다.

역시 가장 강력한 경쟁 상대로는 중국과 캐나다, 미국이 꼽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