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생닭과 계란가격의 폭등세가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서민가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8일 한국계육협회에 따르면 육계(식용 생닭) 시세는 ㎏당 2천680원으로 구제역과 AI의 영향권 전인 지난해 11월31일 육계 시세 1천480원에 비해 81% 이상 급등했다.

계약을 통해 도계장에서 대량으로 닭고기를 공급받으면서 상대적으로 도매시장의 영향을 덜 받는 대형 프렌차이즈업체도 AI발생 전에 비해 판매 가격이 급상승했다.

지난 겨울 한파의 영향으로 닭 산란율이 떨어진데다 AI때문에 이동제한 조치가 내려지면서 종계장 병아리를 옮겨 닭으로 키우지 못해 공급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

대형프렌차이즈업체인 B치킨은 최근 7천500원과 8천500원에 판매되던 후라이드와 양념치킨 판매가격을 각각 1천원씩 인상해 8천500원과 9천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B치킨 영남지사 관계자는 “AI 이후 도계장의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면서 생닭 공급량도 50% 이상 줄어 대구·경북지역의 생닭 공급량이 30% 이상 부족하다”며 “닭값뿐만 아니라 양념, 종이 포장재, 기름 등의 원재료값도 모두 올라 최소 마진가격을 책정했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1천원씩 올랐다”고 말했다.

닭고기값 상승으로 전통시장 내 도매상들도 울상이다.

죽도시장에서 지난해 11월 말 6천원에 판매되던 생닭(1.6㎏ 기준)이 7천500원~8천원까지 올랐다.

닭값이 올랐지만 상인들이 남길 수 있는 이윤은(1마리당 600~700원 정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반면 비싸진 생닭은 예전만큼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죽도시장 생닭골목에서 `서울닭도매`을 운영하고 있는 상인 이영숙(61·여)씨는 “닭을 한 마리 팔아봐야 마리당 500원 정도가 남는데 가격이 올라 손님이 줄어 더 힘들어졌다”며 “한 마리당 500원 정도밖에 남지 않는데 카드로 계산하거나 현금 영수증을 해달라고 하거나 깎아달라는 손님이 많아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계란 가격도 급등해 서민들의 가계를 주름지게 하고 있다.

대한양계협회 대구·경북도지회에 따르면 계란 60g이상 특란 10개는 8일 1천6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1천200원)보다 33% 이상 올랐으며, 지난 11월31일 가격 1천440원과 비교해도 11% 이상 상승했다.

대한양계협회 대구·경북도지회 관계자는 “국내 1/4 상당의 양에 이르는 경기도 이천시의 산란계 17만여마리가 AI로 인해 살처분돼 계란 가격은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하며 “계란은 수입도 되지 않는 품목이라 가격이 얼마나 상승할지 가늠할 수조차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윤경보기자 kbyo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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