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재발견- 팔공산 올레길

동화사와 갓바위로 유명한 팔공산. 대구 시민들은 물론 전국적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명산 팔공산을 말할 때 이 두 곳을 빼놓지 않는다.

이런 팔공산의 자랑거리가 더 늘었다.

지난 2009년 전국적으로 화두가 된 올레길이 팔공산에도 조성돼 그동안 감춰져 있던 팔공산의 속살을 속속들이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고 있다.

팔공산 올레길은 모두 9개 코스로 코스 마다 역사자원은 물론이고 문화· 생태자원 등이 한데 어우러져 있다. 전국의 유명 올레길 중에서도 특이하다. 대구말로 `놀미 쉬미 느릿느릿` 걷는 느림의 미학속에 바빠서 지나쳤던 소중한 것들을 일깨우게 해 준다.

팔공산 올레길을 찾았던 올레꾼들의 방문 후기를 보면 “지리산 둘레길보다 더 멋진 곳”이라거나 “팔공산이 이렇게 좋은 줄 미쳐 몰랐다”는 의견들이 많았고 “꼭 한번 더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라는 표현이 줄을 잇고 있다.

놀며 쉬며 걷다보면 `팔공산 속살` 훤히 보여

동화사·갓바위 이어 `친환경 녹색 여가` 명소

□대중교통으로 이어진 친환경 녹색 여가의 표본

팔공산 올레길은 대중교통으로 시작해서 대중교통으로 마무리 된다. 올레꾼들에게 자동차로부터 자유를 얻도록 돕고 있어 `친환경 녹색 여가`의 표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팔공산 올레길을 찾는 올레꾼들의 정확한 방문자 수는 확인할 수 없지만 올레길을 안내하고 있는 팔공산 녹색여가문화센터로 걸려오는 전화 문의와 숲 해설사들을 통한 수치만으로도 평일은 30~40명 정도이고 주말에는 최소한 150명 이상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팔공산 올레길의 인기는 지난 2009년 12월께 코스소개 책자인 `대구를 걷다-대구 올레` 1천부가 2주만에 소진됐고 2010년 2월 재차 2천부를 찍었지만 4주만에 없어져 2010년 8월 3차로 1천부를 다시 인쇄할 정도인 것에도 잘 나타나 있다.

팔공산 올레길의 인터넷 공식 홈페이지인 대구녹색소비자연대 팔공산녹색여가문화센터 사이트의 방문자수는 올들어 2개월 조금 지났지만 7천여명에 달할 정도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팔공산녹색여가문화센터 진선아 간사는 “팔공산 올레길은 대구시민들에게 팔공산을 더 사랑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대구시와 함께 대구녹색소비자연대가 시작했다”면서 “역사자원과 문화자원, 생태자원을 모두 결합시킨 팔공산 올레길은 친환경 녹색여가의 표본”이라고 자랑이 끊이질 않는다.

□인기있는 올레길

지난 2009년 6월 팔공산 올레길로 처음 개장한 1코스 북지장사 가는 길을 비롯 2코스 한실골 가는 길(2009년 7월), 3코스 부인사 가는 길(2009년 8월), 4코스 평광동 왕건길(2009년 9월), 5코스 구암마을 가는 길(2009년 10월), 6코스 단산지 가는 길(2010년 4월), 7코스 폭포골 가는 길(2010년 7월), 8코스 수태지 계곡길(2010년 8월), 9코스 야산 넘어 수태골 가는 길(2010년 9월) 등 모두 9곳으로 나뉘어 있다.

이 가운데 방문객이 많이 붐비는 인기 코스는 7코스와 4코스, 6코스 등이다.

△ 폭포길 가는 길인 7코스는 3시간 내외의 시간이 걸리는 곳으로 봄부터 가을까지가 걷기 좋고 동화사 경내로 빠지는 길목까지 시원한 나무 그늘과 흙길로 이뤄져 특히 여름철에 권할 만하다.

동화사 입구에서 탑골 등산로를 거쳐 깔딱고개, 상상골, 동화사경내, 폭포골 가는 길, 폭포골 왕복, 동화사 봉황문 등으로 이어져 역순으로 걸어도 좋다.

깔딱고개는 200여개의 나무 계단으로 이뤄진 오르막으로 말 그대로 숨이 `깔딱 깔딱` 넘어갈 정도로 약간 험한데서 유래가 됐고 올레꾼들이 많이 찾는 원인의 하나로 알려졌다.

△ 4코스는 대구 사과의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평광동 일대로 왕건과 관련된 일화와 다산, 장수의 상징인 우리나라 최고령의 홍옥나무를 볼 수 있다. 올레꾼을 위해 가장 늦게 수확한다. 이밖에도 효자 강순항나무, 광복소나무도 있는 등 나무이야기가 깃들어 있는 곳이다.

2~3시간 내외가 걸리는 4 코스는 평광동 입구 효자강순항나무를 시작으로 평광초, 평광지, 신숭겸장군 추모사당인 모영재, 재바우농원, 첨백당, 평광종점 정류장으로 이어져 4계절 모두 걷기 좋은 곳이다.

△ 6코스는 삼국시대에 조성된 불로동 고분 211기가 복원돼 있고 남녀노소 누구나 걸을 수 있는 가벼운 길로 올레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봄이면 푸른 불로동 고분을 배경으로 온갖 꽃들이 만개하고 가을이면 갈대가 수를 놓아 봄과 가을철에 이곳을 찾는 올레꾼들이 자연히 많아진다.

각종 체육시설과 야외공연장, 야영장, 나비 생태원, 나비 생태 학습관 등이 자리해 있으며 봉무공원 내 단산지에는 못을 한바퀴 두르는 3.9km의 산책로가 있어 흙길을 걷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

불로동 고분군 공영주차장에서 고분군을 한바퀴 돌고 경부고속도로 굴다리를 거쳐 영신초중고, 봉무공원, 단산지, 만보산책로, 봉무동 마을 길, 강동 새마을회관으로 이어져 있다.

□나머지 올레길도 숨겨진 명품

나머지 코스들도 인기 있는 곳과 똑같이 다양한 이야기와 볼거리, 먹을거리, 느낄 거리를 제공하는 숨겨진 명품 올레길이다.

△ 1코스에는 육필공원(시인의 길)과 방짜유기박물관이 있고 북지장사 안내표지를 지나면 이곳의 백미인 솔숲이 한동안 이어진다.

△ 2코스는 신숭겸장군 유적지와 소원을 비는 `소원만디` 등을 지나 하늘과 땅이 닿아 만든 풍경을 바라보며 걷다 보면 팔공산의 정상인 비로봉과 갓바위가 내다 보이며 노태우 전 대통령 생가와 파계사가 있다.

△ 3코스는 1922년 개교한 공산초등학교와 대구시가 지정한 낙엽있는 거리가 있는 곳으로 유명하고 파계사 방면으로 올라가면 신라 선덕여왕을 기리는 숭모전과 팔만대장경보다 200년 앞선 초조대장경이 봉안됐던 부인사가 자리잡고 있다.

△ 5코스는 순흥안씨 일족이 터를 잡은 내동마을에서 출발해서 안향선생이 애지중지한 수령 500년의 노거수 `안정자`를 볼 수 있고 성재서당, 팜 스테이로 유명한 구암마을 자리잡고 있다.

△ 8코스는 팔공산 순환도로의 가로수 길을 걷는 곳으로 수태지 왼편으로 빠지는 등산로를 걷다보면 정글을 연상케 하는 나무그늘과 계곡에 이어 다소 난이도가 있는 오르막구간을 지나면 벼락 맞은 나무가 끈질긴 생명력으로 싹을 띄우는 인상적인 장면을 연출한다.

△ 가장 최근 개장한 9코스는 수태골로 이어지는 곳으로 팔공문화원을 지나 공산초등학교 옆 야산 둘레길을 오르고 참나무가 가득한 첫 번째 야산을 지나 소나무 천지인 두 번째 야산을 거친 후 산불초소에 서면 팔공산의 경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팔공산 올레길의 코스 약도나 교통편 등 자세한 사항은 대구관광문화정보시스템이나 대구녹색소비자연대 팔공산녹색여가문화센터(www.dgcn.org, 053-985-8030)에 접속하면 되고 센터에서는 `대구를 걷다-대구 올레` 책자를 배부하고 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