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재)경산장학회가 설립 4년 만에 장학기금 100억원을 돌파했지만 미납기금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지역 인재를 양성하고자 자치단체들이 장학재단을 설립하고 구체적인 성과를 거두는 가운데 경산시도 지난 2006년 12월 경산시장학회를 설립, 22일 현재 100억1천300만원의 장학기금을 모았다.

경산장학회는 경산시 출연금 50억원과 시민과 기업 등이 약정하고 출연한 장학금으로 지난 2007년부터 959명에게 6억3천800만원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등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둬 타 자치단체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하지만, 출연을 약속하고도 지키지 않는 농협중앙회 경산시지부의 5억원과 인터불고 경산법인 3억원 등 8억원의 고질적인 미납약정금액이 장학기금 관계자의 발목을 잡고 있다.

농협중앙회 경산시지부는 지난 2007년 11월 시 금고 선정을 앞두고 5억원의 장학기금 출연을 약속했다. 경쟁 관계에 있던 A은행이 15억원의 장학기금 출연을 약속하고 B은행도 5억원을 약정하자 농협은 5억원을 더 출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농협은 이후 경산시 금고의 일반회계부문이 A은행으로 넘어가자 납부를 거부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지부장과 담당자들은 시 금고와 관련해 문책성 인사 불이익을 당했고 새로 부임한 시지부장들도 민감한 사안으로 분류해 장학기금 출연약정에 대한 언급을 회피해 왔다.

지난해 12월 시 금고 계약갱신 때에도 미납 장학금의 납부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관계자는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 현재의 입장에서 장학금 납부는 생각하기 어려운 문제다”고 밝혀 장학회 회계상 고질채권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인터불고 경산법인 역시 많은 행정적인 편의를 제공한 경산시에 2007년 3월 5억원의 장학기금 출연을 약속하고 같은 해 4월 2억원을 냈지만 나머지 3억원은 차일피일 현재까지 미루고 있다. 인터불고 경산법인 관계자는 “자금집행 관계로 미루어진 경향이 있는데 약속은 꼭 지킨다”며 “일시금이 아니면 분납이라도 할 예정이다”고 밝혀 그나마 다행이다.

시민 C(37·정평동) 씨는 “인터불고는 골프장입구까지의 도로를 시가 우선순위로 개설해 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시민을 위한 장학기금의 납부를 미루는 것은 경우가 아니다”며 “농협도 지역을 사랑하고 앞날을 위해서도 장학금을 내야 될 것으로 보인다”며 약속보다는 경제성을 따지는 행위를 질책했다.

한편, A은행과 B은행은 작년말 시 금고 계약갱신 때 장학기금으로 10억원과 4억원을 출연약속하고 일부는 납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심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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