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노조 대구·경북지부는 21일 최근 3개월동안 시공사측이 모두 30억여원의 임금을 체불해 대구스타디움 서편주차장의 지하공간 개발공사를 중단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건설노조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스타디움 공사 관련, 체불된 근로자 임금은 30억여원이지만 청소 잡부 등 다른 현장의 것을 합치면 40억여원 가까이 될 것”이라면서 “서희건설과 대구시를 상대로 임금 체불을 해결해 달라고 수차례 촉구했지만 나아지지 않아 할 수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조측은 “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개최를 염원하지만 노동자의 생존권이 달린 심각한 문제로 두고 볼 수 없었다”면서 “21일 오후에 일단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나서 오는 22일부터 부분태업을 통해 체불 임금 청산을 촉구할 방침이다”고 언급했다.
또 “대구스타디움 서편 주차장 공사의 경우 지난해에도 한달에 일주일 정도는 임금 체불로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면서 “대구의 나쁜 경기상황으로 인해 다른 공사현장에 가기 힘든 현장 근로자의 약점을 악용한 처사”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이전에 완료돼야 할 이 공사는 체불 임금이 청산되지 않는 한 공사 중단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고 행사 진행에 차질이 빚어질 우려가 높다.
이번 사태가 빚어진 데는 서희건설이 하도급업체에 어음형태로 공사비를 지급하는 바람에 지난해 11월 임금의 70%만 지급된데다 12월 13억여원, 1월 17억여원 등의 모두 30억여원의 체불 임금이 발생하는 등 현장 근로자들이 생계에 심각한 영향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골조공사만 60% 정도 진행된 이 공사는 대구스타디움 서편주차장 터의 지하공간을 복합문화공간으로 개발하는 것으로 지난 2009년 초부터 서희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이정래 대구·경북건설노조 사무국장은 “서희건설측이 지난해부터 한달에 일주일 정도는 체불임금으로 공사가 중단되는 등 노동자의 생존권을 압살하는 구태의연한 행태를 보였다”면서 “공사 발주기관인 대구시와 서희건설측이 앞으로는 체불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공개하기 전에는 공사재개가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