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값 올라 찾는 손님 많아져… 사전 단속 시급

13일 대구 달서구의 한 유사휘발유 판매업소. 19ℓ 3만4천원, 카드환영이라는 간판을 길거리에 세워둔 채 영업을 하고 있었다. 약 1시간동안 살펴본 결과 3~4대의 차량이 주유를 위해 들락거렸다.

수성구 이면도로변에 있는 또 다른 한 유사휘발유 업체. `신나`라는 컬러광고판을 걸고 영업중이었다. 몇 대의 차량이 신나를 넣기 위해 들어가는게 보였다.

이외 몇군데 유사휘발유업체의 사정도 이와 비슷했다. 하지만 어느 곳에도 단속반원은 보이지 않았다.

휘발유 값이 16주 연속 상승하는 등 ℓ당 1천900원에 육박하면서 유사휘발유를 찾는 사람이 늘고있다.

한 유사휘발유 업소 관계자는 “휘발유값이 계속 오르면서 지난해 후반기부터 정품휘발유에 비해 약 30%정도 저렴한 유사휘발유를 찾는 손님이 늘고 있다. 손님도 증가했지만 그만큼 유사휘발유 판매 업체수도 늘어났다. 최근에는 권리금이 있는 판매업소도 생겨난 걸로 안다”고 말했다.

하지만 지난해 대구시가 적발한 판매업소는 유사휘발유가 292건, 유사 경유가 48건으로 총 340건에 불과했다. 올해 들어 현재까지 단속건수는 총 19건으로 지난해 단속건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달서구의 경우 지난해 판매업소 41곳과 이용객 21명에게 과태료를 물렸으나 올해는 아직 한 건도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듯 유사휘발유 판매량 증가에 비해 적극적인 단속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유소 한 관계자는 실제 이루어지고 있는 유사휘발유 판매에 비해 단속은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대구에서 약 500~600곳 업소가 영업중일 것으로 보인다”며 “하루 주유량은 수만리터에 해당 될 것 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보통 유사휘발유 판매업소는 주택가나 상가의 도로변에 위치해 있고, 눈에 띄는 요란한 컬러 광고판을 갖추고 영업을 하고 있어 적극적인 사전 단속도 가능하다.

현재 대구시, 구청, 경찰 등은 한국석유관리원과 함께 부정기적 합동단속은 하고 있으나 적극적 사전단속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구청의 한 관계자는 “구청은 행정처분권한은 있지만 사법권이 없어 업주들이 무시하는 경향이 있고, 적은 인력으로 유사휘발유 단속에만 얽매일 수도 없어 적극적인 사전단속이 어렵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달서경찰서의 한 관계자는 “역내에도 수십곳이 영업중인 걸로 알고 있다. 하지만 유사휘발유가 차에 들어가는 현장을 적발해야 하는 만큼 단속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고 말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신고가 접수되면 한꺼번에 유관기관과 합동으로 단속한다. 단속된 업주는 벌금을 내고 또 다른 곳에서 개업을 하는 등 생계형업소로 개업을 해 근원적인 단속이 어렵다”고 말했다.

/이창훈기자 mywa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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