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군의회의 예산 삭감으로 운영여부와 주체가 불투명해진 황금은어축제와 향토산업육성사업(황금은어 클러스터 육성사업)을 두고 영덕군과 영덕군의회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영덕군은 향토산업육성사업 예산과 황금은어축제 예산을 추가경정예산에 편성해 의회에 승인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군의회는 사업의 전면적인 개편 없이는 예산 승인은 불가하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사업방향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영덕군 관계자는 “황금은어 산업의 활성화를 위한 클러스터 구축과 황금은어를 이용한 관광 산업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며 “막대한 예산을 들여 완공해 놓은 은어 양식장을 어떻게 운영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또 “의회에서 제기한 의혹에 대해 감사를 진행중이며 수질 검사등 각종 검사를 통한 자료 수집이 끝나면 의회와 논의할 것”이라며 “주민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사업시행 여부를 결정할 하겠다”고 전했다.

반면 예산 삭감을 주도한 영덕군의회 이강석 부의장은 “국비면 무조건 가져와서 써야한다는 전근대적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며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대수술인 없이는 예산승인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또 “영덕군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것처럼 대책 없이 예산을 삭감한 것이 아니라 사업 타당성과 사업 과정에 대한 면밀한 검토와 평가를 거쳐 삭감했다”며 “의회에서 예산을 삭감해서 일이 안된다는 식으로 말하는 것은 의회의 고유 기능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덧붙였다.

은어사업과 축제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주민 김 모(55·영덕읍)씨는 “지역민들은 군의회가 사업의 존폐에 연연하지 않고 냉정한 자세로 사업성을 검토해 행정이 올바르게 사업의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며 “은어관련사업이 애초부터 발을 잘못 들인 사업이라면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지금이라도 과감히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 주모(50·영덕읍)씨는 “공모절차를 거쳐 어렵게 선정된 향토산업육성사업의 예산을 반납하는 것은 영덕의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의회가 주장하는 의혹이 해소된다면 예산삭감은 반드시 철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군의회는 지난해 12월, 2011년도 본예산 심사에서 자부담없는 국비지원 특혜 의혹, 은어축제 결산의 불투명성 등을 이유로 향토산업육성사업, 은어축제, 영어조합직원 인건비와 관련한 예산 전액을 삭감한 바 있다.

이후 황금은어영어조합법인은 조합원들에게 출자금 배당을 마치고 청산했으며, 현재 은어양식장은 영덕군이 직접 운영하고 있다.

군은 일단 법인에서 인수한 150만미의 치어를 키워 방류하는 5월까지는 기존 방식으로 양식장을 운영하고, 6~8월에는 타 어종을 개발해 양식장을 운영할 방침이다.

/김상현기자 sh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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