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은 부산항과 함께 국내 2대 항만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12월에는 물동량 처리 실적 200만TEU를 달성했다. 개장 12년 만의 최고기록이다.

하지만, 최대 물동량 처리 실적은 속빈강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광양항의 물동량이 수출입 품목 등에서 큰 편중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지난해 11월 광양항의 물동량이 사상 처음으로 인천항에 밀려 3위로 전락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지난달 열린 `광양항 물류 애로 현황 및 대응 전략 수립 세미나`에서 김범중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항만·물류연구본부장은 “수출의 경우 광양항 누적 상위 80% 수출 품목이 4개로, 부산항 14개에 비해 편중도가 높았으며, 특히 철강은 전체 물량의 50%에 육박했다. 수입의 경우도 광양항 누적 상위 수입 품목이 슬래그(slag)·회(灰)(53.6%)와 광물성 연료 (34.9%) 2개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광양항의 1월 물동량은 전년 동월보다 2.2% 감소한 168천TEU를 기록했지만, 2월 이후에는 전주-광양고속도로 개통 등 배후도로망 확충과 신규항로(동남아, 시모노세키) 개설에 따라 호남권 물동량 확대가 기대되고 있다.

전남도 해양수산환경국 관계자는 “전남도내 양대 수출항만인 광양항, 목포신항을 조속히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개선을 통한 보다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유관기관 등과 지속적인 협력 강화로 물동량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항만 경쟁력 날개 단다

광양항의 배후수송시설이 착공 17년 만에 마무리돼 광양항의 경쟁력이 한 단계 높아질 전망이다.

여수지방해양항만청은 지난해 11월18일 광양항 월드마린센터 앞 도로에서 김황식 국무총리와 박준영 전남지사, 민주당 우윤근 국회의원을 비롯해 공사 관계자 및 지역주민 등 1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철도와 도로 등 광양항 배후수송시설에 대한 준공식을 가졌다.

광양항 배후수송시설 공사는 광양항 물류 인프라 구축을 위해 1993년 착공된 지 17년 만에 완공됐다. 도로 4개 노선 28.7㎞와 철도 2개 노선 9.6㎞, 항로 준설 등에 1조1천627억원의 국가 예산이 들어갔다.

철도 가운데 2.5㎞의 동측 인입철도가 1999년 말, 7.1㎞의 서측 인입철도가 지난해 7월 각각 공사를 끝냈다. 도로는 6㎞의 동측 배후도로가 1998년, 9.3㎞의 서측 배후도로가 지난달, 준설토 투기장이 가장 최근에 공사를 마쳤다. 항로 준설공사(수심 16m)는 2008년 완료됐다.

여수항만청은 열악한 건설 환경 속에서도 환경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해 터널굴착 시 무진동 암파쇄 굴착과 제어발파 등 각종 신공법을 도입했고, 1천40m의 장대교량 공사에선 무재해를 달성하는 등 각종 공사를 성공리에 마쳤다.

여수항만청 관계자는 “이번 배후수송시설 준공으로 광양항이 남해고속도로나 경전선 등 주요 간선교통망과 연결됨에 따라 물류비용이 대폭 절감될 수 있어 광양항의 경쟁력이 크게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또한 광양제철소 생산 증대에 따른 수출물량 증가로, 선적작업의 시간이 길어지자 이를 개선하기 위해 광양항 확장에 나선다.

여수지방해양항만청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광양항 철강 제품부두의 선석(선박이 정박하는 장소)의 규모를 30% 확대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부터 확장공사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기존 5만 DWT(재화중량t수) 규모였던 제품부두 1번석은 6만5000DWT로, 제품부두 1-2번석은 3만 DWT에서 6만5000DWT로 각각 늘어난다. 제품부두 2·3·4번석은 3만 DWT 5만 DWT로 확대된다.

광양항 철강 제품부두는 11개 선석 중 3만 DWT 초과 선박의 접안가능한 선석이 1개뿐이다. 하지만 선사가 운영하는 선박은 대부분 3만 DWT가 넘기 때문에 배가 항구에 들어가기 위해 대기하는 시간인 `체선`이 길어지면서 비효율적인 운영이 지속돼 왔다.

포스코의 이번 부두 확장으로 연간 30만명의 고용인력 창출효과와 완공 후에는 350명을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포스코의 투자 확대와 항만 확장 공사로 광양시를 중심으로 인근 순천 지역까지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광양시 중동 일대에는 지난해부터 아파트 분양이 줄을 잇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하반기 순천과 광양 아파트 시세가 급상승했다.

◇잘 나가는 항만에 카페리호는 기본,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한몫

광양항과 일본 시모노세키항을 오가는 국제 카페리가 지난달 23일 정식 취항했다.

전남 광양시는 그동안 지역 관광을 활성화하고 신선한 농·수산물의 일본 수출길을 여는 등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카페리의 취항을 추진해왔다.

광양훼리㈜ 소속인 이 카페리는 매주 화·목·일요일 오후 10시에 광양항을 출발해 이튿날 오전 9시 시모노세키항에 도착한 뒤 다음날인 월·수·금요일 오후 6시에 시모노세키항을 출항, 다음날 오전 8시 광양항에 도착한다.

이 카페리는 1만5천t급으로 길이 150m, 평균 속력 20노트(최대속력 24.5노트)이며 여객 600명과 화물 200TEU를 동시에 실을 수 있다. 선내에는 식당을 비롯해 면세점, 편의점, 특산물 판매점, 세미나실, 노래방, 의무실 등을 갖추고 있다.

취항 일정이 확정되면서 예약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첫 취항일인 1월23일과 25일의 경우 승객 예약이 이미 완료되는 등 지금까지 4천여명이 예약했고 수학여행 등 단체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광양시는 이 카페리 운항에 맞춰 일본인 관광객 맞이에 들어갔다. 시는 시내 거리 간판과 음식점 메뉴판 등을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로 병행 표기하고 광양읍내 서천변 일대에 지역 대표 음식인 광양불고기 특화거리 등을 조성하기로 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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