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법 제1형사부(임성근 부장판사)는 길을 가르쳐 달라며 여중생을 유인해 성폭행한 혐의(13세미만 미성년자 강간)로 기소된 A씨(42)에 대한 항소심에서 징역 7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31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는 기억력의 한계 및 부정확성과 구체적인 상황에서 피고인이 범인으로 의심받고 있다는 무의식적 암시를 받아서 신빙성이 의심스럽고 피해자가 말하는 범인의 인상착의와 피고인의 그것이 비슷하다고 볼 여지는 있지만 그것만으로 범인이라고 단정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피해자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시각을 전후해 피고인이 범행 발생장소 주변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일대가 피고인의 주거나 생활근거지인 것을 고려하면 피고인이 범인이라고 단정하기는 힘들다”고 덧붙였다.
A씨는 지난 2009년 7월 포항의 한 거리를 걸어가고 있던 여중생 B양(12)에게 “길을 가르쳐 달라”며 접근해 자신의 차량에 태우고 한적한 곳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돈을 주지 않으면 성폭행 사실을 알리겠다며 협박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 B양은 성폭행을 당하고 9개월여가 지난 뒤 학교 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알렸고 이후 피해자가 다니던 학교 근처에 주차하던 A씨는 성폭행범과 인상착의가 비슷하다는 피해자의 진술로 경찰에 검거됐다.
/김영태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