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을 하다보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간단한 인사말을 나누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장시간 비행기여행을 할 때 옆자리의 승객과 어색함도 풀겸 간단한 인사를 나누는데, 대개 `어디까지 가세요?`, `어디에 사세요?` 묻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내가 포항에 산다고 하면 대개 `아, 그 시골?` 하는 표정이 강하다. 간혹, `아 포항제철이 있는 포항이요?` 대답하기도 하고, 아주 드물게는 `아, 그 포항에서 제가 30년전에 해병훈련을 받았었지요. 그때 참 파도가 높아보이더군요` 하고 대답하는 경우도 있었다.

미국인을 포함한 외국인들과 이야기를 하게 되면, `포항, 어디에 있지요?` `동남쪽이라면 부산 근처인가요?`하고 묻는 경우가 많다. 내가 `포항에는 세계적인 철강회사인 포스코가 있고…` 라고 말을 이으면, `오 그래요?` 하는 좀 놀라는 표정이 된다.

일본인들과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은 욘사마 등 한국배우들은 잘 알고 있으나 포항에 대해서는 역시 잘 모르고 있다. 나이든 한 일본인과 중국가는 비행기에서 포항물회와 전복국수 등에 관한 이야기로 2시간을 보낸 적이 있다. 일본인들은 한국의 문화에 대해서 굉장히 조심스럽게 이야기하는 편이지만, `그 비싼 전복회`, 그것도 듬북듬북 썰어 국수와 비벼먹는 전복국수에 대해서는 감탄의 말을 잊지 않는다.

해외여행시에는 이와 같이 내외국인을 불문하고 “내가 포항에 살며, 포항에는 포스코와 포스텍이 있고 과메기, 포항물회와 같은 특별한 먹거리들이 있다”고 말을 던져본다. 내국인들은 대개 포스코며 포항과메기에 대해서 들어 본적이 있다고 하며, 특히 과메기를 먹어본 분들은 몇 분씩이나 그에 관해서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외국인들과의 대화에서는 포스코나 포항과메기로는 좀 부족함을 느낀다. 그래도 포항 스틸러스로는 이야기가 좀 통하는 것 같다. 이로 인해 월드컵 4강, 한일전, 히딩크감독 등 축구이야기로 대화를 이어가기도 한다. 포항이야기가 아니라면 미국인들은 미식축구나 농구, 영국인들은 럭비나 축구이야기를 좋아한다.

포항이 누구나 듣고 `아 그 포항` 하고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어차피 포항이 수도인 서울도 아니고 제2도시인 부산도 아니며, 경주와 같은 천년의 고도인 역사문화도시도 아니다. 포항이 알려지기 위해서는 포항의 브랜드 전략을 잘 짜야 할 것인데, 포항의 선도이미지격인 `포스코` 만이 아니라, 몇 개의 강렬한 이미지의 브랜드가 첨가되어야 할 것이다.

포항 스틸러스를 좀 더 광역적인 지원을 받는 프로축구단으로서 명성을 이어가게 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프로야구단이나 농구단을 창단하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 아니라면, 대학팀들을 중심으로 미식축구나 럭비팀을 창설하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

먹거리도 현재의 포항과메기, 포항물회, 영일만막걸리 뿐만 아니라 포항브랜드의 청주나 와인을 개발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일본만 가더라도 각 지방고유의 `사키`가 있다. 독일에 가면 각 지방 특유의 `비어`와 `와인`이 있다.

포항에도 예전 여러 곳에 포도재배가 성행했었다는데, 포항 고유의 품질 좋은 `포항와인` 혹은 `영일만와인`을 생산해도 좋겠다. `상큼한 바닷바람에 달콤하게 무르익은 품질 좋은 포도로 공들여 제조한 영일만와인!!` 포도밭을 포항 이곳저곳 구릉지에 대규모로 재배하고, 포도축제를 열고, 상설 시음장도 만들고, 테마화된 관광명소로 개발하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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