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 `카사노바의 귀향`·`꿈의 노벨레`

`카사노바의 귀향`(문학동네 간)은 인간의 내면을 심리적으로 탁월하게 해부하는 작품들로 프로이트의 경탄을 자아낸 오스트리아 작가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대표작이다.

폰 호프만슈탈, 리하르트 베어호프만 등과 함께 세기말 빈의 모더니즘 형성에 기여한 대표 작가로 꼽히는 그는 작품을 통해 19세기 말의 불안과 20세기 초 가치관의 붕괴로 인해 혼란스러워하는 인간 내면을 통찰한다. 작품 속에서 당시 시민사회의 터부인 죽음, 섹슈얼리티, 애욕적인 삶의 복잡함, 삶에 대한 거짓된 환상에서 오는 병적인 정신세계를 보여주면서 인간의 심리를 파헤치는 동시에 시민계급의 정신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의 모습을 해부하는 것.

`카사노바의 귀향`은 불멸의 남성성을 대변하는 실존 인물 카사노바의 노년을 재구성한 작품이다. 세상을 돌아다니며 여성 편력을 자랑하고 모험을 펼치던 신화적 주인공 카사노바가 옛 친구 올리보의 조카딸 마르콜리나의 사랑을 얻고자 젊고 매력적인 남자 로렌치로 변장하고 마르콜리나와 성적 합일을 이루는 사기극을 벌이는 내용으로, 카사노바가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과정을 심리학적으로 밀도 높게 그려냈다.

1917년 출간된 `카사노바의 귀향`은 추방당했던 카사노바가 고향 베네치아로의 귀향을 눈앞에 두고 만토바 근교에서 보내는 2박3일, 베네치아로 가는 이틀 밤낮의 여정, 베네치아에서 맞이하는 첫날을 그리고 있다. 이 작품에서는 영원한 젊음의 상징이자 여자들의 로망인 카사노바의 모습은 배경에 머물고, 나이 들어 낙담하고 몰락하여 실존의 위기에 처한 카사노바의 모습이 주된 골격을 이룬다. 젊음을 잃고 정체성을 상실해가는 카사노바의 모습을 인간적·도덕적·사회적 측면에서 다각도로 다루며, 늙어가는 것에 대한 상심을 심리학적으로 성찰한다.

`꿈의 노벨레`는 모범적이고 행복해 보이는 부부의 감춰진 성적 욕망을 성찰한 작품으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연출한 영화 `아이즈 와이드 셧`의 원작으로도 유명하다. 남편 프리돌린이 겪는 꿈같은 현실과, 아내 알베르티네의 현실 같은 꿈이 각각 정점을 향해 치닫는 이중 구조로 이루어진 이 작품은 겉으로는 화목해 보이는 가정 안에서 남편과 아내의 내밀한 심리적 위기를 각자의 이야기를 통해 보여준다.

노벨레(Novelle)는 하나의 갈등 구조를 정점까지 고조시키는 드라마적 구조를 갖는 산문이나 운문을 말한다.`노벨레`라는 명칭이 제목에 붙은 것은 이 작품이 극적인 단일 구조를 갖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남편 프리돌린이 겪는 꿈같은 현실과 아내 알베르티네의 현실 같은 꿈이 각각 정점을 향해 치닫는 이중 구조로 이뤄져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문학동네 刊, 140·210페이지,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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