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남후면 일직초등 학생·교직원
화재로 집 잃은 학생에 성금 등 전달

【안동】 화재로 집을 잃어 실의에 빠져 희망조차 잃어 버린 급우에게 친구들과 선생님들이 따뜻한 마음이 스민 성금을 전달해 주위에 훈훈한 미담이 되고 있다.

안동시 남후면 일직초등학교. 한국 최고의 아동문학가 고 권정생 선생이 마지막으로 보낸 인근 지역이기도 한 이 학교는 권 선생의 자취가 묻은 곳이다.

15일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이 학교 이정민(5학년) 어린이의 가정에 지금까지 한푼 두푼 정성껏 모운 성금 79만9천원과 옷가지를 전달했다.

이정민 어린이 가족은 지난 6일 갑작스런 화재로 인해 살던 집이 모두 전소됐다. 이날 불은 삽시간에 바람을 타고 집 전체로 옮겨 붙어 집은 물론 옷가지 등 생필품까지 모두 태우고 30여분 만에 진화됐지만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어 그나마 위안을 삼았다.

하지만 추운 겨울 갑자기 집을 잃어버리고 갈 곳이 없어진 여섯 식구의 딱한 사연을 전해 듣은 이 학교 학생들과 교직원들은 한결 같이 무언가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에 마음을 모아 성금운동에 착수하기로 했다.

한 주간 모은 성금과 옷가지가 비록 큰 도움을 주기에는 부족하지만, 새로운 보금자리를 꾸리는 데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 둘씩 모두 동참했다.

이 학교 전교생이 고작 80여명, 선생님이 6명 정도로 작은 시골 학교지만 모두 가족처럼 지낼 정도로 따뜻한 정감이 넘치는 학교로 평이나 있다.

일직초등학교 황영기 교장은 “비록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지만 갑작스런 화재로 이정민 어린이를 비롯해 가족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잃지 말고, 예전처럼 단란한 가정을 꾸려가기를 학교 모든 직원과 학생들이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권광순기자gskw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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