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지난주 방북한 중국의 다이빙궈(戴秉國) 국무위원에게 6자회담 수석대표 긴급 협상을 전제 조건 없이 개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교도통신이 14일 베이징의 복수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는 6자회담에 앞서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한·미 양국의 주장을 사실상 거부한 것이라고 통신은 풀이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다이 국무위원의 방북과 관련해 “북한은 중국이 제안한 6자회담 긴급협상에 적극적인 지지 태도를 보였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은 북한이 한국과 미국의 요구를 거부함으로써 6자회담 개최가 한층 어렵게 된 셈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또 김 위원장은 다이 국무위원에게 연평도에 대한 포격으로 한국의 민간인 2명이 숨진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포격 자체는 한국의 군사 훈련에 대한 `자위적인 대항조치였다`는 종래의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 외교소식통은 중국이 “북중 양측은 6자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 유관국 사이의 관계 정상화, 동북아의 장기적 안정을 추진하는 한편 유관 각 측과 노력해 9·19 공동성명을 실천하기로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힌 데 대해서도 “원칙적인 수준”이라고 평가 절하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