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일 장중첩증에 따른 복통으로 대구와 구미 대학병원을 전전하다 치료시기를 놓쳐 숨진 4살 어린이의 부모가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440만원을 기부해 눈길을 끌고 있다.

14일 숨진 조양의 아버지(34)는 “딸 아이가 살아 있을 때 평생 모아온 440만원을 다른 아픈 아이들에게 쓰여졌으면 좋겠다”면서 지역 한 방송사에 기탁했고, 소아암과 재생불량성 환아들을 위한 한국백혈병어린이재단에 기부하게 됐다.

조양의 아버지는 “이 돈은 우리 애기가 평생 모은 돈입니다. 돌반지도 팔고 세뱃돈 받은 거 그 다음에 엄마 아빠한테 용돈 받은 것…”이라면서 말을 잇지 못했다.

특히 조양은 살아있을 때 가족과 주변 사람들에게 무엇이든 나눠주길 좋아했기 때문에 부모의 이번 기부를 통해 네살배기의 짧은 생애를 기억하고 가슴 아픈 이별을 영원한 사랑과 나눔으로 승화시켰다. 대구 달서구에 살던 조양은 일요일인 지난달 21일 장중첩증을 치료받기 위해 부모와 함께 대구시내 대형병원을 다니며 한참을 헤매고 나서 구미까지 갔다가 치료 도중 숨지면서 시민들에게 충격을 줬다.

이 사건으로 대구시와 지역 의료계는 소아 응급 진료체계를 긴급 점검, 휴일 당번 병원을 지정하는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고 보건복지부에서도 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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