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화군청 임명진씨, 살처분 현장서 어머니 제사

구제역 살처분 작업에 동원됐다가 감염우려로 현장에 발이 묶인 공무원 등이 방역현장에서 부모님 제사를 올려 주위를 숙연하게 하고 있다.

봉화군청 직원 임명진(43·축산 7급·사진)씨는 지난 13일 자정 구제역 살처분 현장인 봉화군 법전면 마을회관에서 어머니 제사를 지냈다.

지난 7일 동료 직원 11명과 함께 법전면 눌산리 구제역 현장에서 매몰조로 활동한 임씨는 이튿날 작업을 모두 완료했지만 바이러스 감염우려로 현재까지 밖으로 나오지 못한 채 축사 방역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어머니 기일까지도 바깥 출입을 할 수 없자 임씨는 이날 어쩔 수 없이 현장에 조촐한 제사상을 차린 뒤 동료 직원, 축협 관계자, 수의사, 장비기사 등 11명과 함께 제사를 올렸다.

이들은 현장에서 살처분 매몰된 한우 116 마리의 혼을 달래는 위령제도 같이 지냈다.

이 현장에 장비기사로 투입된 김창수(34)씨도 15일 자정 아버지의 갑사(甲祀) 기도(돌아가신 부모의 환갑을 맞는 해 올리는 기도)를 올렸다.

봉화군 측은 “이들은 매몰작업을 마치고 위험 기간인 2주일 동안 마을회관에 합숙하고 있다”면서 “공적인 일을 등한시하지 않으면서 돌아가신 부모를 기리는 효성스런 마음이 새삼 많은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봉화/채광주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