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석박재석 공인중개사무소 대표
2010년은 어느 해 보다도 다사다난(多事多難)했던 한 해가 된 것 같다.

지난해 이맘때 `나눔과 무소유`란 글을 올린 적이 있는데, 벌써 일 년이 지나고 거리에는 여느 해와 같이 크리스마스 트리에 불이 켜져 있고, TV화면 한 곳에는 이웃돕기성금 전화번호가 보이고 구세군의 자선냄비가 등장해 종소리가 들린다. 하지만 올해는 1998년 설립돼 `사랑의 온도탑`과 `사랑의 열매`로 잘 알려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여러 비리가 알려지면서 불우이웃돕기 성금 조성에 빨간불이 켜졌다고 여러 곳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올해는 해마다 설치하는 `사랑의 온도탑`도 설치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래도 한편에서는 모금은 계속돼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최근 북한의 연평도 폭격 사건 등으로 기업이나 개인들이 들뜬 송년회보다 불우이웃에 관심을 갖고 그늘진 곳을 찾아 봉사활동 등으로 연말연시를 맞을 계획을 가지고 있다 해 그나마 다행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이맘때 필자는 새해 계획에 가족끼리 작은 나눔(기부)의 계획을 세우면 어떨까 하고 제안한 바 있다. 기부의 천재라 할 수 있는 미국의 빌 게이츠 전 마이크로소프트 회장이나 전 재산 5천200억을 포함해 총 12억달러(약 1조3천300억원)를 자선단체에 기증한 홍콩갑부 위팡린은 아니더라도 각자의 형편에 맞게 하는 것이 즐겁고 아름다운 기부가 되지 않을까? 그래도 새해는 오듯이 올해도 기부는 계속돼야 할 것이다. 일부의 잘못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당하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문제는 성금감소의 피해가 부유층이 아닌 불우 이웃에게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이다. 모금이 집중되는 연말실적이 뚝 떨어지면 그 여파가 내년까지 계속 될 것이고, 이는 기댈 곳 없는 이웃들이 살아갈 길이 더 막막해 질 것이다. 뒤늦게나마 복지부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선진국처럼 인터넷을 통해 기부금의 사용처를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을 마련해 개선책을 마련 중이라 한다. 모금회의 행실은 밉지만 모금 자체가 줄어들어서는 안 되는 이유가 될 것이며, 우리 사회의 전반에 막 피어나기 시작 한 기부 문화 또한 위축돼서는 안 될 것이다. 사랑의 열매에서 3개의 열매는 나, 가족, 이웃을 상징한다. 열매의 빨간색은 따뜻한 사랑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진 줄기는 함께 사는 사회를 만들자는 뜻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빌 게이츠는 “돈을 모은다는 차원이 아니라 모인 돈을 어떻게 잘 사용 하느냐가 중요 하다”고 했다. 또 홍콩의 갑부 위팡린은 “남을 돕는 것은 돈을 버는 것보다 어렵다”며 “진정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적시에 돕고 그들이 더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나의 목표이자 희망”이라고 했다. 우리도 조금씩 나눠 보자 나 자신이 얼마나 가벼운지 그리고 세상이 얼마나 즐겁고 아름다워지는지, 그 기쁨은 몇 배로 커져 돌아올 것이다.

지난해 나눔(기부)의 계획을 세웠으면 “그 언젠가” 가 아니라 “지금 당장” 실천할 때다. 작은 나눔이 모여 큰 나눔이 돼 어두운 사회를 밝혀주는 더 큰 빛으로 돌아올 것이다. 벌써 올해도 끝자락에 와있는 것 같다. 지난 한해를 돌아보고 `사랑의 열매` 뜻을 되새기는 12월이 됐으면 좋겠다.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