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작은 아이를 초등학교에 보내는 직장인 정모(42)씨는 학군이 좋기로 유명한 포항시 남구 지곡동 근처 전세 아파트를 알아보다 결국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심지어 한 매물보유자는 시세보다 4천만원 가량 비싼 1억6천만원의 가격을 제시하기도 했다. 따라서 정씨는 인근 전세매물 품귀 현상과 터무니 없이 오른 가격 때문에 결국 아이를 포항 시내의 초등학교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가을 이사철이 끝났지만 포항시 남구 지곡동은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의 초등교육시스템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고 학부모들에게 입소문을 타면서 전세매물 자체를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가 영어와 수학 등에서 특성화된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때문에 학부모들의 교육열의에 불을 지르고 있는 것.

실제로 지곡초등학교는 성균관대가 주최하는 수학경시대회에서 20회 연속 최우수단체상을 수상했으며, 학년별·수준별로 외국인과 내국인 강사가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로 아이를 입학시키기 위해서는 효자그린 1·2·3단지와 삼성그린빌라, LG그린빌라에 거주해야 하지만 공급에 비해 수요가 턱없이 모자라면서 전세가격이 2천만원~3천만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이런 매물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은 실정이다.

미소공인중개사 박상남 대표는“지곡 인근 전세가 많이 안나갈 때는 효자그린단지의 경우 1억2천만원 정도에 거래됐는데 최근 전세 매물이 하나도 없는 실정이다”며 “취학통지서가 발행되기 전인 12월부터 주소를 이전하려는 학부모들이 많아지면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또 평형대와 조망권별로 차이가 있지만 효자그린 1·2·3단지는 79㎡(24평)가 1억500만원, 105㎡(32평)가 1억7천500만원 정도에 거래되며, 삼성그린빌라와 LG그린빌라 105㎡(32평)가 각각 1억9천만원과 2억원에 거래되는 등 2천만원 이상 오른 매매값을 보였다.

이같은 현상은 초등학교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포항제철지곡초등학교 신동구 교장은 “민원발생 방지를 위해 전학오는 학생에 대해 전세·매매 계약서를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다”고 밝혔다.

/윤경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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