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의 손가락이 담배를 튕겨올린다

조명탄처럼 도시로 떨어지는 담배, 사내는

다시 코를 만지며 길바닥에 침을 뱉는다

둥글게 말리는 침에 먼지가 옮겨붙고

도시는 다시 먼지에 갇힌다

숨만 쉬어도 병이 되던 때가 있었다는 듯이

서는 곳마다 벼랑이던 때가 있었다는 듯이

….( 시의 일부분 인용 )

`나는 궁금하다`(2002)

사북은 이미 오래 전 폐광이 되어버린 탄광마을이다. `숨만 쉬어도 병이`되고 `서는 곳마다 벼랑`이고 막장이던 한 때가 있었다. 그야말로 생존의 조건들에 적응하기가 힘겨웠던 곳에서 늙은 작부와 병들고 실직한 노동자의 시선이 끝없는 절망 속에 갇혀 그 곳을 빠져나오지 못하는 아픈 풍경을 보면서 그런 삶이 또 하나의 막장 같다라는 느낌을 받은 시인의 시선이 쓸쓸하게 느껴진다.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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