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예산심의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소속된 TK의원들간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 진출경쟁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계수조정 소위가 각 상임위와 예결위 심사를 거친 새해 예산안을 마지막으로 점검하고 손질하는 권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화룡점정`의 역할을 하는 셈이다.

특히 각 상임위 차원에서 증액되거나 신규 편성된 예산도 예결위로 넘어와 예산이 보존되더라도, 예산 심의의 최종 관문인 계수조정 소위 차원에서 증액과 삭감 등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계수조정 소위의 권한은 절대적이다.

따라서 매년 이맘때면 예결위 계수조정소위에 들어가기 위한 예결위 의원들간의 눈치작전이 펼쳐지고, 계수조정소위원이 정해지면 그 의원실의 문지방이 닿을(?) 정도로 예산 청탁이 봇물을 이루게 된다.

소위 구성 기준은 예결위원장과 여야 각 5명으로 총 10~13명으로 구성된다. 예결소위 구성에는 통상 지역 차원의 안배도 고려된다. 그래서 계수조정소위에는 광역시·도별로 의원 1명씩 배당되는 게 관행이다. 그래야 해당 지역 현안사업 우선순위에 따라 예산을 조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계수조정소위원으로 대구에서는 서상기(대구 북을) 의원이, 경북에서는 김광림(안동) 의원이 계수조정소위원을 맡았다.

다만 예결위원장이 나온 지역은 예결위원장이 당연직 계수조정소위원으로 포함되는 만큼 계수조정소위원을 맡지 않는 게 관례였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자못 다르다.

당 지도부가 경남의 이주영 의원이 예결위원장을 맡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경남 남해·하동의 여상규 의원을 계수조정소위원으로 밀고 있어 대구나 경북지역 가운데 계수조정소위원 할당 몫이 사라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렇게 되자 대구·경북지역 예결위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대구시당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은 “대구 몫의 계수조정소위원이 빠질 우려가 있어 대구지역 의원들이 당지도부에 몰려가 항의시위라도 한번 해야 하는 것 아닌가 검토중”이라고 반발했고, 서상기(대구 북구을) 의원도 “어떤 일이 있더라도 대구가 계수조정소위에 빠져선 안된다. 그럴 경우 예결위 보이콧도 불사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정해걸(군위·의성·청송) 의원은 “경남지역에서 계수조정소위에 위원장 외에 1명을 더 넣어 대구·경북에는 한명만 배당하려 한다고 들었으나, 절대로 그런 일이 있어선 안된다”고 강조한 뒤 “경북 몫 계수조정소위원으로는 기재부 차관을 지내 예산업무에 밝은 김광림 의원이 적임자라고 김무성 원내대표에게 강력히 추천했다”고 말했다. 즉 김광림(안동) 의원의 경우 초선의원으로서 이미 2년이나 연속 계수조정소위원으로 뛰긴 했지만, 국회 전체에서도 손꼽는 예산전문가라는 점에서 TK지역과 한나라당 예산확보 전략측면에서 반드시 계수조정소위원으로 선발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대구에서는 서상기 또는 유승민 의원이, 경북에서는 김광림 의원이 계수조정소위원으로 선발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