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수 / 성요셉복지재단 재활원장·신부

`원칙중심의 리더십`에서 스티븐 코비(Stephen R. Covey)는 리더에게 필요한 것 가운데 하나는 정서적 영적인 성숙이라 했다. “우리 주위에는 부모를 포함해 고용주나 지도자와 같은 권위적 인물들이 수없이 존재한다. 이런 사람들은 능력과 지식이 있고 자기가 하는 일에 숙련돼 있지만 정서적 혹은 영적인 면에서는 그다지 성숙하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의 지위나 권위의 힘을 빌려 자신의 부족함을 메우려 하는 경향이 있다.”

정서적으로 미숙한 사람은 성품상의 결함을 메우기 위해 외부로부터 힘을 빌린다. 그럴 경우, 세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째, 그런 사람은 앞으로 일을 처리해 나갈 때 지나치게 외적인 요소에 의존하게 됨으로써 자신을 약하게 만든다.

둘째, 그런 사람은 상대방에게 두려움을 줘 맹종을 하도록 함으로써 독립적인 사리 판단을 가로막아 상대방을 약하게 만든다.

셋째, 그런 사람은 두려움을 조장해 대인관계의 악화를 초래하며 더욱 자의적이 되어 대인관계 자체를 약하게 만든다.

궁극적으로 외부로부터 힘을 빌려오는 이는 자신이 가장 영향을 주고 싶어 했던 사람들에 대한 영향력을 오히려 상실하게 된다.

예수님은 당신을 따르는 베드로에게 “칼을 잡는 자는 모두 칼로 망한다”고 했다. 즉 “칼”로 표현된 외부적인 힘에 의존하는 사람은 그 외적인 힘의 원천인 “칼”에서 망하게 된다는 점을 일깨워 주었다.

북한이 남한에 대한 공격행위가 도를 넘어서고 있다. 서울 불바다 발언으로 두려움을 조장하던 행태 잊을 수 없는데, 천안함의 장병들이 수장되는 상처도 다 아물지 않았는데…. 연평도에 대한 무차별 공격은 무엇으로 설명하고 이해해야 되는가! 그들의 정점과 끝이 어디일지 궁금해진다. “권력의 변화 시기에 일어나는 일이다” 라는 전문가들의 진단만으로 만족되지 않는다. 휴가차 떠나는 배를 기다린 서병장이 위기를 인식하고 다시 부대로 돌아선 발길을 일지 않아야 한다.

마오쩌둥은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고 했다. 그래서 끝임 없이 혼란과 피를 흘려 그 권력을 유지했다. 그러나 등사오핑은 권력의 영향력을 다르게 발휘했고, 그 노선을 이어 장쩌민과 후진타오는 경제적인 면에서 뿐 아니라 정치적인 면에서까지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그러나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리더십에서는 상대에 대해 위협하고 상처를 줌으로써 승패에 집착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마지막 카드로 핵을 내보이며 힘의 원천을 공개했다. 그 결과 북한으로 물자를 싣고 향하던 배들이 멈춰 섰다. 그들이 발휘한 리더십의 영향력으로 신뢰는 사라지고 일말의 기대마저 무너지게 한다. “총보다 쌀이 중요하다”고 했다는데 그 말과 행동은 사뭇 달랐고 “우리끼리”라는 말의 진정성은 멀어지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땅에 평화를 지키기 위해서 어떤 모델이 있는 지 생각한다. 승패의 방식으로 상처는 종식되기 어려울 것이다. 상생의 길은 어디서부터 찾아야 하는 가 자문하면서 우리 곁에 오신 예수님을 바라본다. 그분은 십자가에 못 박는 이들을 위해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라고 청했다. 이는 성숙한 인품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최악의 상황에서 최선의 행위이다. 죽기까지 상처를 주는 이들을 보듬은 상생의 성숙한 리더십이다.

두려움으로 겁내지 않도록 힘을 북돋우고 도와주시며 오른팔로 너를 붙들어 주신다고 이사야를 통해 말씀하신 하느님, 희생자와 그 가족들 및 삶의 터전을 떠나는 이들에게 위로와 안식을 주소서. 또한 “그 왕권은 강대하고 그 평화는 끝이 없으리이다”하셨으니 평화의 증진을 위하여 위정자들에게 지혜를 주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