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쓸한 겨울을 건너온 건 새 움을 내미는 풀들이나 시적화자나 매 한가지가 아닐까. 그러나 그 쓸쓸함이란 새로운 기대와 희망으로 바뀌고 있다. 겨울 내내 움츠렸던 만물이 서서히 일어서서 진하고 진지한 호흡으로 봄을 호흡하며 싹을 내고 고운 꽃을 피워내고 있다. 비록 작은 풀꽃일망정 거기에 기막힌 우주의 전체를 본다. 그 미물들의 진지한 생명작용들을 바라보면서 우리네 인간들도 어둡고 쓰라렸던 지난 시간들을 견뎌온 힘으로 힘차게 새 지평을 열어 가야하리라.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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