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연기를 잘하는 친구였는데….”

부산영상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제작된 저예산영화 `심장이 뛰네`(감독 허은희)에서 주연을 맡은 유동숙(37·사진)씨가 지난 11일 신종플루로 숨진 것으로 뒤늦게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

부산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나서 연극무대에서 오래 활동해 온 유씨는 허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이 영화에 출연하며 최근 영화계에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여성이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내용을 그린 이 작품이 제5회 로마국제영화제 특별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유씨는 지난달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출국하기 전에 올린 것으로 보이는 그의 미니홈피에는 `로마국제영화제 다녀올게요. 야호. 여우 주연상은 나의 것.` 등 들뜬 마음이 아직도 그대로 표현돼 있을 정도로 그에게는 새로운 기회였다.

그러나 같은 달 31일 귀국한 유씨는 몸살과 호흡곤란 증세로 이달 2일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에 입원했고, 병원을 찾은 지 9일 만에 숨졌다.

신종플루 합병증이 사망 원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는 16일부터 부산 CGV센텀시티점에서 열리는 시사회에 허 감독과 함께 방문해 관객과 대화를 나눌 예정이었지만, 갑작스런 죽음으로 무산돼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했다.

허 감독은 “정말 대본 분석력이 좋은 아주 영리한 친구였다. 연극 연습 때문에 시간 내기 어렵다는 친구를 부산으로 불러 17일 함께 무대 인사를 할 예정이었는데 혼자 무대에 서게 돼 뭐라 할 말이 없다.”라며 슬퍼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