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로댕·프루스트·보들레르·위고·모네·르누아르….

`예술의 도시` 파리를 찬란하게 만들었던 프랑스의 예술가들이다.

신간 `메종 드 아티스트`(갤리온 펴냄)는 그들이 사랑했던 집과 공간을 찾아 포착하고 느낀 것을 그들의 작품세계 및 생애와 더불어 조명한 기행록이다.

파리에서 유학하고 광주일보 EU 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정상필(36)씨가 펴낸 이 책은 예술가들이 아끼고 사랑했던 작업실·서재·정원·아틀리에 등을 생생한 사진과 명료한 글에 담아냈다.

`누군가의 집을 방문한다는 것은 그의 삶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다`라는 부제를 단 이 책에서 저자는 고흐의 다락방과 로댕의 아틀리에, 프루스트의 산책로, 보들레르의 카페, 위고의 침실, 모네의 정원 등 시인, 화가, 조각가 등 18명이 사랑했던 집과 공간을 찾아 기록했다.

유학 시절인 1999년 친구의 손에 이끌려 파리 근교의 `메종 드 고흐`를 방문해 고흐의 삶을 만난 작가는 한 시대를 풍미한 예술가들의 집을 통해 작품보다 훨씬 많은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보고 이 책을 썼다.

책은 저자가 예술가들의 집에서 포착하고 느낀 것을 그들의 작품세계 및 생애와 더불어 조명한 기행록이다. 저자는 프랑스 파리에서 예술혼을 불태운 소설가, 시인, 화가, 조각가들이 가장 아끼고 사랑했던 장소를 찾아가 각 작가들의 공간이 갖고 있는 특색들을 사진과 글에 담아냈다.

프랑스 인상주의 회화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뱃놀이 하는 사람들의 점심`은 어떻게 탄생했을까? 오귀스트 르누아르는 당시 `파리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소`였던 샤투(Chatou)의 푸르네즈 레스토랑을 드나들며 여유롭게 뱃놀이를 하던 파리지앵의 모습을 그렸는데, `뱃놀이….`는 바로 그 시기의 왁자지껄한 축제 속에서 화가가 포착한 순간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18명의 예술가는 모두 19세기를 전후해 파리에서 작품 활동을 한 이들이다. 파리를 두고 `19세기의 수도`라 칭했던 발터 벤야민의 말처럼, 당시 유럽의 예술가들은 파리를 무대로 해 서로 다양한 영감을 주고받으며 성장할 수 있었다. 책은 파리가 `예술의 도시`로 불린 이유를 예술가들의 집에서 찾는다. 저자는 에펠탑과 개선문보다도 파리의 예술가들이 살았던 집에서 이 도시의 새로운 모습들을 발견할 수 있을 거라고 말한다.

소개된 예술가들의 집은 모두 파리 시내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 따라서 파리를 여행하고자 하는, 혹은 파리와 예술을 좋아하는 이들에겐 그 무엇보다도 유용한 가이드가 돼 줄 것이다.

각 장 말미에 예술가의 집을 찾아가는 방법과 박물관 운영시간, 입장 요금 등 다양한 정보를 실어 여행안내서로도 활용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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